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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엿새 앞두고, 박대준 쿠팡 대표 사임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0 18:46

수정 2025.12.10 18:45

후임에 로저스 美 모회사 CAO
청문회 엿새 앞두고, 박대준 쿠팡 대표 사임
박대준 쿠팡 대표(사진)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10일 사임했다.

쿠팡에 따르면 박 대표는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로 국민께 큰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태 발생과 수습 과정의 책임을 통감해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후임 임시대표로는 미국 모회사 쿠팡Inc.의 최고관리책임자(CAO) 겸 법무총괄인 해롤드 로저스가 선임됐다. 미국 본사 최고위급 인사가 전면에 나선 것은 사태의 심각성을 반영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글로벌 차원의 법무·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적용해 대응 강도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로저스 대표는 고객 불안 해소와 신뢰 회복, 조직 안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임시대표지만 임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쿠팡은 오는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열 예정인 '쿠팡 개인정보 유출'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박 전 대표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 강한승 전 대표와 함께 증인으로 채택됐다. 다만, 사임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과방위는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고발이 가능하다. 쿠팡 관계자는 박 전 대표, 김 의장 출석과 관련해 "현재로선 출석 여부를 알 수 없다"면서도 "고객불안 해소와 위기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해 해롤드 로저스 신임 대표가 출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방위는 사안이 심각한만큼 김 의장 등이 불출석할 경우 강제 수단을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지난달 말 3370만명의 이름·주소·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외부에서 조회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이후 정보보호 체계 미흡 논란과 탈퇴·멤버십 해지 절차 논란까지 겹치며 전방위 조사와 수사가 진행 중이다. 금융감독원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이 참여한 민관 합동조사단도 조사를 시작했고, 경찰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탈퇴·멤버십 해지 과정에서의 소비자권익 침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개별 로펌을 통한 민사소송 준비와 소비자단체를 통한 분쟁조정 신청도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의 압박도 거세다.
이재명 대통령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징벌적 손해배상의 현실화를 주문한 데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도 "사태가 심각한 수준을 넘었다"고 밝히며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