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계층 많고 부유층 증가
현지지점 18곳… 美·日도 진출
은행권의 인도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데바나할리와 뭄바이에 신규 지점을 열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9월 푸네에, 같은 해 10월에는 KB국민은행이 첸나이와 푸네에 각각 지점을 오픈했다. 젊은 인구 구조, 높은 경제성장률과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보급률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현지지점 18곳… 美·日도 진출
1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인도에 둥지를 튼 지점은 모두 18곳에 달한다.
신한은행이 6곳으로 가장 많다. 신한은행은 지난 1996년 문을 연 뭄바이지점을 인도본부로 활용하면서 뉴델리, 푸나말리, 푸네, 아메다바드, 랑가레디 등지에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5곳이다. 2012년 첸나이지점을 시작으로 2017년 구르가온과 뭄바이에 이어 지난해에는 현지화 전략 전초기지로 푸네와 아메다바드에 지점을 추가로 개설했다. 2019년 구루구람지점을 개점한 KB국민은행은 첸나이와 푸네 지역에도 지점을 냈다. 하나은행은 인도에서 총 4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4대 은행의 인도 진출 전략은 한국계 기업의 수출입 금융지원에서 현지화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대차 신공장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인도 중심부 마하라슈트라주의 푸네지점은 다양한 2차, 3차 협력업체들이 있는 만큼 한국계 금융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면서 "관련 업무는 물론 현지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WM) 서비스나 다양한 대출상품 등을 통해 현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은행들은 인도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HSBC·UBS, 인도 자산관리부문 확장'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내 고액 자산가와 중산층과 부유층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문적인 재무계획 및 투자관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현지 컨설팅업체 나이트 프랭크 인디아는 자산이 3000만달러를 넘는 초고액 자산가는 2022년 1만2069명에서 오는 2027년 1만9119명으로 58.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간·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은행과 글로벌 자산관리업체들은 기존 해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투자 솔루션과 패밀리오피스, 자산구조 설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홍콩상하이은행(HSBC)는 인도 내 부유층이 증가하고 있는 뭄바이·델리·벵갈루루 등을 중심으로 지점 수를 연내 두 배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스위스계 UBS 역시 인도 자산관리기업 360 원(ONE)과 합작으로 현지 진출을 강화할 방침이다.
일본의 3대 메가뱅크 중 하나인 SMBC는 지난 6월 인도 6위 민영은행 예스 뱅크(Yes Bank)의 지분 20%를 15억8000만달러에 인수했다. DBS에 이어 두 번째로 현지 은행을 사들이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 미국, 유럽 자본이 모두 인도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한국계 은행들도 지점을 넘어 법인 개설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안선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의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적극적인 경제성장 정책도 투자 포인트인 만큼 국내 금융사도 새로운 시장 발굴을 위해 적극적인 대응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짚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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