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손동희·김봉수 교수 공동연구팀이 두께 350나노미터(nm)의 초박막 하이드로젤-엘라스토머 기반 이온-전자 복합 나노막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해 유기전기화학 트랜지스터(OECT)를 구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소자는 심장·근육·뇌조직 위에 스스로 밀착하고 견고히 접착되어 정밀한 생체신호를 계측하면서도 조직에 부담을 주지 않는 혁신적인 생체-전자 연결 구조를 갖춰 향후 정밀 의료 및 뇌-기계 인터페이스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
심장, 근육, 뇌 같은 살아있는 연조직은 물처럼 부드럽고 3차원 곡면 구조라 전자소자를 안정적으로 붙이기 어렵다. 기존 전자소자는 뻣뻣하거나 두꺼워 밀착이 되지 않거나 이물감과 염증을 일으킬 수 있고, 전극 기반 측정은 신호 세기가 약하고 잡음에 취약해 정밀 계측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한 유연 나노전자소자도 개발됐지만 공정 난이도, 내구성, 실사용성에서 여전히 제약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다양한 인체 조직과의 자발적 밀·접착과 고감도 생체신호 계측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전자막(THIN)을 개발했다.
THIN은 형상 변형이 가능하고 감지되지 않을 정도로 얇은 하이드로젤–탄성체 기반 이온–전자 나노막이다. 생체조직접착 하이드로젤과 고신축성 반도체성 탄성고분자를 결합해 만든 두께 350nm의 초박막 구조다.
건조 상태에서는 매우 얇은 두께임에도 단단해 다루기 쉽고, 인체 내 수분을 만나면 즉각적으로 부드럽게 변하는 동시에 견고한 접착이 가능해 조직 곡면에 스스로 밀착된다.
연구진은 독창적인 성능의 THIN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해 친수성 하이드로젤과 소수성 반도체 고분자를 정밀하게 겹쳐 이중층을 만들고, 금을 얇게 코팅해 전극을 제작한 뒤 두께 400nm의 THIN 기반 트렌지스터(THIN-OECT)를 완성했다.
이를 쥐의 심장·근육·뇌에 부착해 실험한 결과, 심장 전기신호, 근전도, 뇌파를 고감도·저잡음으로 실시간 증폭·계측하는 성능을 확인했다. 4주 이상 장기이식에서도 부작용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높은 조직 적합성을 보였다.
이번 성과는 기존 바이오전자소자가 풀지 못했던 세 가지 한계를 동시에 극복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소자가 매우 얇고 유연해 조직이 소자의 존재를 거의 감지하지 못하고 인체 내 수분만으로도 즉각적인 조직 접착 및 형태 변형이 돼 완벽한 밀착이 가능하다.
어떤 조직에도 별도의 고정 장치가 필요 없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이온-전자 결합 이득(µC)를 기록해 미세한 생체신호도 뚜렷하게 잡아낼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전극 기반 센서나 유연기판 소자가 구현하지 못했던 장기간 체내 이식이 가능한 '착용해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 바이오전자소자'를 처음으로 실현했다.
손동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체 계측·자극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며 "향후 다양한 정밀의료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폐-루프 센서-자극 인터페이스를 구축해 신경재활 및 감각재현형 신경보철기술 등으로 응용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전자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온라인 게재됐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