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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자 늘었다는데 왜?… 청년 고용은 19개월째 뒷걸음질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0 19:06

수정 2025.12.10 19:47

고용 양극화 심각
11월 취업자 23만명 증가
청년 18만 ↓ 노인 33만 ↑
청년고용률 19개월째 하락
제조·건설·농림·어업 부진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피고 있다. 뉴스1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피고 있다. 뉴스1

취업자 늘었다는데 왜?… 청년 고용은 19개월째 뒷걸음질
지난 11월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가 17만명 이상 감소했다. 청년 취업자는 37개월, 청년 고용률은 19개월 연속 하락세다. 기업들의 신규채용 축소 및 경력직 우선 채용, 노동시장 이중구조, 제조업 등 주요산업 침체 등 복합적 이유로 청년들의 일자리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구조다. 사상 최대 수출로 슈퍼사이클을 맞은 반도체, 조선업 등의 일부 업종 호황도 취업자 증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만 65세 정년 연장이 시행되면 좁아진 고용시장을 놓고 세대 간 갈등과 청년층 고용난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국가데이터처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11월 고용동향을 발표했다.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04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2만5000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15~64세가 70.2%로 전년 동월보다 0.3%p 상승했다. 실업률은 2.2%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용시장이 양적으로는 성장했는데, 들여다보면 양질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다. 늘어난 취업자 대부분이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연령별로 보면 심화되는 세대 간 고용시장 양극화가 명확하게 확인된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33만3000명 급증했다. 같은 달 전체 취업자 증가 폭보다 많은 규모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7만7000명이나 줄었다. 청년 중에서도 20대(20~29세) 취업자는 19만2000명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도 44.3%로 전년동월보다 1.2%p나 하락했다. 취업자수로는 37개월 연속, 고용률로는 19개월 연속 하락 추세다. 11월 기준 코로나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42.4%) 이후 가장 낮다. 주요 산업에서 인공지능(AI) 기술로 빠르게 대체되고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신입직은 물론 인력 채용 자체를 줄이고 있는 이유가 크다.

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 고용률과 이들이 일할 만한 제조 ·건설업 취업자 감소 추세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별로는 긴 침체에 빠져 있는 건설업 취업자가 13만1000명(-6.3%), 제조업은 4만1000명(-0.9%) 줄었다. 각각 19개월, 17개월째 감소세다. 계절적 이유와 작황 부진으로 농림·어업에서도 13만2000명(-8.6%) 줄었다. 올 가을 13조원 전국민 소비쿠폰(민생회복지원금) 효과로 반짝 반등했던 숙박·음식업 취업자도 2만여명 줄어 4개월 만에 감소했다.

이에 비해 초고령화와 독거노인 급증 등에 따라 돌봄과 같은 사회복지서비스·보건업 취업자가 전년보다 28만1000명(9.3%) 증가했다.
정부 지원의 노인 일자리 사업 영향도 반영됐다.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는 254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2만4000명 증가했다.
특히 청년층 쉬었음이 41만6000명으로 7개월 만에 다시 늘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