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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3대 강국 잠재력 충분... 인프라·활용역량 등 골고루 갖춰"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06:00

수정 2025.12.11 06:00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인공지능은 전기 같은 범용기술
모든 산업의 경쟁력 끌어올릴 것
연내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 발표
"한국, AI 3대 강국 잠재력 충분... 인프라·활용역량 등 골고루 갖춰"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사진)은 이재명 정부의 'AI 3대 강국' 목표와 관련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미국이 1위, 중국이 2위인 구도가 뚜렷한 가운데 3~10위권 국가 간 격차가 크지 않은 '3위권 그룹' 경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한국이 인텐시티(역량의 밀도)와 스케일(규모)의 균형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러한 'AI 3강' 구상을 뒷받침할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을 연내에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하 수석은 10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인공지능(AI) 3강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의 바탕에는 '앞으로 국가 경쟁력은 인공지능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하 수석은 인공지능을 "전기 같은 범용기술"이라고 규정하며 "AI는 거의 모든 과학기술과 자동차·조선·전자·스마트폰·에너지 등 전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기저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구도에 대해선 "전 세계적으로 미국이 1위, 중국이 2위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다만 '3등이 누구냐'를 두고는 여러 나라가 경쟁하는 '3위권 그룹'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 수석은 영국 토터스 미디어의 '글로벌 AI 인덱스'를 언급하며 "해당 지표에서 한국은 미국·중국에 이어 싱가포르(3위), 영국(4위)에 이은 5위로 평가받고 있다"며 "7위, 6위를 거쳐 5위까지 꾸준히 올라온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인텐시티와 스케일 두 축의 밸런스가 비교적 고르게 좋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3~10위권 국가는 장단이 조금씩 다르지만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각국이 부족한 부분을 얼마나 채우고 강점을 얼마나 극대화하느냐에 따라 치고 올라갈 수도, 미끄러질 수도 있는 구도"라고 진단했다.

AI 3대 강국의 의미를 단순한 기술 성능 경쟁으로만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하 수석은 "챗GPT나 구글 제미나이가 잘하니 이미 승부가 끝난 것 아니냐는 식으로 단순화해 볼 수는 없다"며 "AI 강국 평가는 기반망 위에서 유니콘이 얼마나 나오고, 수익을 내는 기업이 얼마나 있는지, 사람들이 일상에서 얼마나 쓰는지, 국내총생산(GDP)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내 공개될 '실행 로드맵'의 방향성도 제시했다. 하 수석은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기보다는 법·제도 정비와 사업,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등 구체적인 실행 항목 중심으로 구성된 계획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경쟁구도에 대해서는 "중국을 다 이길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하 수석은 "중국은 안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 반면 한국은 에너지 인프라, 메모리 반도체, 그래픽처리장치(GPU)·데이터센터·클라우드, 거대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 원천기술, 산업 현장 활용 역량 등 전 주기 요소를 비교적 폭넓게 갖춘 나라"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AI 버블 논쟁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의 기본 기조는 '버블이 아니다' 쪽에 무게중심이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플랜B를 준비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GPU 등 초기 설비투자 부담이 큰 만큼 피지컬AI를 통해 실물경제의 효율·생산성과 연동하고 해외 협업과 공동 프로젝트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하 수석은 "AI는 한국의 미래 어젠다이자 국가 경쟁산업으로 3위권 국가들이 모두 목숨 걸고 뛰는 만큼 우리 내부에서 불신보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여야를 넘어 힘을 모은다면 충분히 승부를 걸 수 있다"고 강조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