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일 멜버른과 ACLE 6차전서 1-1 무
린가드, 고별전서 선제골 터뜨리며 유종의 미
"환상적이었던 2년…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서울=뉴시스] 하근수 기자 = 올 시즌을 끝으로 프로축구 FC서울을 떠나는 제시 린가드가 K리그의 잔디 상태와 심판 판정을 지적했다.
린가드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 홈 경기 중 전반 31분 최준의 크로스를 살려 선제골을 기록했으나, 후반전 동점골을 허용한 끝에 1-1로 비겼다.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친 서울은 승점 9(2승 3무 1패)로 동아시아 5위에 자리했다.
이날 경기는 지난해 '2+1년 계약'을 맺고 서울에 입단한 주장 린가드의 고별전으로 치러졌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린가드는 작년 2월 서울에 깜짝 입단하며 한국 무대를 밟았다.
린가드는 2024시즌 리그 26경기 6골 3도움, 2025시즌 리그 34경기 10골 4도움으로 두 시즌 동안 리그 60경기 16골 7도움의 성적을 거뒀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린가드는 선제골을 터뜨리며 고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어 "오늘 같은 실점이 올 시즌 반복됐다. 그렇기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누구 하나를 탓하기보다, 팀적으로 좋아져야 하는 부분이다. 분명한 건 우리가 좀 더 수비를 잘했어야 했고, 절대 내줘선 안 되는 실점이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린가드는 K리그가 더 발전하기 위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말하고 싶은 건 경기장 잔디다. 영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 땅 밑에 히팅 시스템이 있어서 눈이 와도 경기와 훈련하는 데 지장이 없다. 한국은 그런 시스템이 없어서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있다"고 답했다.
또 "클럽하우스를 비롯한 구단 시설도 좀 더 발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체력적, 기술적인 부분을 떠나서 심리적, 정신적인 부분까지 굉장히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심판도 발전이 필요하다. 나는 심판과 문제가 있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일부러 분노를 조장한다는 느낌을 받은 경기가 많았다. 감정적으로 경기를 조절하기 힘들 만큼 경기를 운영하는 적도 있어서, 반드시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잔디, 구단 시설 등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만, 심판 판정은 반드시 개선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린가드는 "내 커리어에 있어서 너무나 환상적인 2년이었다. 지난 시즌 굉장히 힘든 시기에 한국에 왔는데, 선수로서 너무나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처음 한국에 와서 훈련장을 보고 조금 당황하기도 했는데, 최대한 빨리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얘기했다.
자신을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한 린가드는 "이 구단에서 만났던 선수들, 코칭스태프들, 팬들과 형성했던 감정적인 부분이 많이 올라와 자연스럽게 눈물이 났다. 2년 동안 너무 행복했기 때문에 울 작정을 하고 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린가드는 "지난해 홈 5연패를 당할 때 정말 쉽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팬들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너무 멋진 응원을 보내주셨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올 시즌 팬들이 보낸 야유도, 서울은 매번 이겨야 하는 팀이기 때문에 화가 날 부분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수호신은 K리그 최고의 팬이다', '우리는 선수로서 팬들을 위해 뛰어야 하고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 한다'고 얘기했다. 서울을 응원해 주신 모든 팬분들께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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