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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두 구매 기한 두고 美정부 내 엇박자… “연말” vs “재배 시즌 종료”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03:48

수정 2025.12.11 03:48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중국이 미국산 대두 1200만t을 구매해야 하는 기한이 '올해 말'이 아니라 '재배 시즌 종료 시점'이라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공식 발언이 나오면서 정책 혼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10일(현지시간) 상원 소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의 1200만t 구매 기한은 백악관이 말한 12월 31일이 아니라 '이번 재배 시즌 종료'"라며 "두 설명 사이에는 분명한 불일치(discrepancy)가 있다"고 밝혔다.

NBC뉴스가 보도한 중국의 최근 구매 속도가 합의 물량에 크게 못 미친다는 분석 직후 나온 발언이다. 중국은 10월 미국산 대두 보이콧을 해제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약 300만t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어는 "몇몇 농가들로부터 기한 관련 문의를 받았다"며 "백악관 설명과 실제 기한 사이에는 불일치가 있으며 기준은 '재배 시즌 종료'"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 농무부(USDA)는 올해 대두 재배 시즌이 11월에 종료됐다고 밝힌 바 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도 최근 뉴욕타임스 딜북(DealBook) 서밋에서 "중국이 시즌 종료 시점까지 1200만t을 구매할 것"이라며 기한을 2월 28일로 제시했다.

앤드루 로스 소킨이 "11월 14일 기준 중국이 33만t만 구매한 것으로 USDA 자료에 나온다"고 지적하자, 베선트는 "그 수치는 잘못된 정보(bad information)"라고 반박했다.


조 글로버 전 미 농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행정부가 말하는 '재배 시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불명확하다"며 "USDA가 일반적으로 쓰는 용어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버는 대두의 마케팅 연도가 9월~이듬해 8월이라며 "브라질은 새해 초 수확에 따른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주도하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산 구매 목표를 달성하려면 내년 8월까지가 더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10월 합의 당시 중국이 연말까지 1200만t을 구매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시장·물류 구조를 고려하면 이를 단기간에 충족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반복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