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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예상보다 덜 강경…"일단 지켜보겠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05:25

수정 2025.12.11 05:24

[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UPI 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UPI 연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를 끌어올렸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증시 상승세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이날 연준은 이틀 일정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기준금리를 0.25%p 낮췄지만 추가 인하에는 부정적이었다. ‘매파적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시장 우려가 현실이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연준은 이번에 단기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고, 파월은 추가 인하 목소리도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을 다독였다.



관세가 인플레이션 압박

파월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여전히 “일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 원인으로 관세 충격을 꼽았다.

그는 개인소비지출(PCE)와 PCE 근원지수를 가리키면서 “이 지표들이 연초에 비해 높다”고 말했다. 파월은 “재화 인플레이션이 올랐다”면서 “이는 관세 영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은 그러나 노동 시장 둔화 역시 무시할 수는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연준의 양대 목표인 인플레이션 안정과 완전고용 둘은 서로 상충되는 목표로 정책 처방이 엇갈린다는 점을 강조하고 둘 가운데 어디에 목표를 두느냐에 따라 어느 한쪽은 희생될 수 있고, 이는 정책 처방에 따르는 자연스러운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파월은 “합리적인 기본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에 관한 관세 영향이 비교적 단명한다는 것으로 사실상 물가 수준을 한차례 올리고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연준의 의무는 이 한차례 물가 수준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파월은 “최근 몇 달 사이 고용이 하방 위험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위험 균형추는 이동하고 있다”면서 고용 둔화에 정책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기다리겠다

그렇지만 파월은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정책 초점이 인플레이션보다 실업에 무게가 실리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인플레이션 위험을 간과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당한 많은 수의 참석자들이 실업과 인플레이션 모두에서 상방 위험이 있다는 데 동의했다”면서 이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다만 연준이 “경제 상황을 지켜볼” 수 있을 정도의 시간 여유는 있다고 평가했다.

추가 금리 인하 결정에 앞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그는 “연준이 앞으로 발표되는 경제지표 등을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면서 “지난 9월 이후 정책 금리를 0.75%p, 지난해 9월 이후로는 1.75%p 낮춘 터라 연준 기준 금리는 광범위하게 평가되는 중립적인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파월은 기준 금리가 경기 과열이나 위축을 부르지 않는 중립적인 수준까지 내려왔기 때문에 연준은 앞으로 경제 상황 변화를 지켜보며 이후 행보를 정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 놓고 팽팽했다

파월은 이날 0.25%p 금리 인하를 놓고 FOMC 내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고 말했다. 연속 3회 인하 결정이 순조롭게 나온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양쪽 주장 모두 타당성이 있어 어느 한쪽을 쉽게 결정하거나 부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파월은 “우리는 늘 경제 지표들이 뚜렷한 지침이 되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그렇지만 경제 상황 전개를 지켜볼 여유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시장 “연준, 내년 2~3회 추가 인하”

이날 점 도표에서 FOMC 위원들은 내년 한 차례 추가 인하라는 기존 전망을 고수했지만 시장의 전망은 달랐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에도 2~3회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연준이 2~3회 금리를 더 내릴 확률이 80%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루 전 77.9%에 비해 소폭 높아졌다.

뉴욕 증시 상승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방향을 잡았다.

FOMC 결과 발표 뒤 일시적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던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파월의 기자회견 내용이 알려지면서 0.5% 상승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1.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8% 상승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