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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도 안 남은 기획예산처 출범…장관 공석 출범 가능성

뉴스1

입력 2025.12.11 06:03

수정 2025.12.11 06:03

기획재정부 전경 (기획재정부 제공) 2020.11.23/뉴스1
기획재정부 전경 (기획재정부 제공) 2020.11.23/뉴스1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기획재정부에서 기획과 예산 기능을 분리한 기획예산처가 내년 1월 2일 출범한다. 20여일 남았지만 장관 후보자가 임명되지 않으면서 공석으로 출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차관회의를 열고 기재부 개편 관련 실·국 단위 직제안을 논의한다.

직제안은 차관회의를 거쳐 국무회의에서 확정된다. 기획처는 1차관·3실장 체제로 국가 중장기 전략 수립과 재정정책, 예산·기금 편성 및 성과관리 등 '재정 총괄 컨트롤타워' 기능을 맡는다.



기재부 예산실과 기획조정실이 이관되고, 미래전략국은 미래전략기획실로 승격된다. 특히 재정혁신국과 재정성과국을 신설해 재정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728조 원 규모로 편성하며 확대재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내년 국가채무는 1400조 원을 넘어서고, 관리재정수지는 107조 8000억 원(GDP 대비 3.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처는 확대재정 흐름 속에서도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지출 구조조정, 세제·연금·보험 제도 개편, 국고·재정관리 혁신 등 폭넓은 개혁 과제를 맡게 된다.

특히 확대재정 기조를 이어가면서도 재정건전성을 함께 확보해야 하는 ‘양면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초대 장관에게 실리는 정책적·정무적 부담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획처 장관은 재정 지출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지출 구조조정과 중장기 재정 관리체계를 설계하고 재정 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초대 장관 인선은 여전히 지명되지 않았다. 임기근 기획재정부 2차관, 류덕현 대통령실 재정기획보좌관,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되지만 지명이 지연되면서 관가에서는 차기 장관이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 차관은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공공정책국장과 정책조정국장, 경제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을 거쳐 재정관리관을 역임한 정통관료다.

류 보좌관은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조세연구원을 거친 경험으로 재정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전 정부에서 대표적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의 기틀을 만들었던 만큼 현 정부의 재정 철학을 반영할 수 있다.

안 의원은 기재부 2차관 출신으로 예산실장을 지낸 '예산통'으로 꼽힌다. 정부의 재정운용 철학과 정책 설계 경험을 지닌 점이 강점이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에는 하마평도 나오지 않고 있다"며 "그간 언급되지 않았던 인물이 장관에 지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즉시 지명이 이뤄진다고 해도 인사청문 절차를 고려하면 출범 시점에 공석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인사청문 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는 요청안을 접수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한 기재부 과장급 공무원은 "장관이 빠르게 임명돼야 출범 직후부터 재경부를 이끌 구윤철 부총리와 정책 간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며 "같은 부처였던 만큼 부처 간 칸막이가 바로 작용할 가능성은 작지만, 장관급 의사결정이 반영돼야 하는 사안은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처는 해양수산부가 사용하던 정부세종청사 5동을 사용할 예정이다. 해수부가 부산으로 이전을 마치는 대로 정보시스템 구축 등 제반 작업을 거쳐 내년 4~5월쯤 입주할 전망이다.
장관은 외부의 별도 공간을 임시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