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이 구속 기로에 놓이면서 내년 교육감 선거 여파가 주목된다.
11일 교육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이 교육감은 이날 오전 11시 광주지법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참여한다. 이 교육감이 실질심사를 앞두고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이 교육감에게 적용한 혐의는 2022년 8월 광주시교육청 신임 감사관 임용 절차에 개입한 혐의다. 신임 감사관 임용 과정에서 시교육청 전 인사팀장 A 씨(55)가 심사위원들에 "너무 젊은 사람이 감사관이 되면 안 된다"며 점수 수정을 요청했다.
이를 통해 기존 3위였던 이 교육감 고교 동창 B 씨는 16점이 올라 2위로 오르면서 최종 후보 2인에 포함됐고, 이 중 이 교육감이 B 씨를 선택하면서 채용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교육감이 A 씨를 통해 채용 절차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23년부터 약 1년간 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해 9월 이 교육감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해 9월 경찰이 A 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송치한 것을 계기로 검찰이 이 사건을 맡았다.
A 씨가 이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이 교육감은 사과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본인도 구속 기로에 놓이고 법원 포토라인에 서면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교육청도 올해 수능 만점자가 10년 만에 배출되면서 한껏 고조됐으나 교육감의 구속 기로에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다.
교육청 관계자는 "수능 만점 학생이 교육청을 방문하는 등 그간 교육 성과에 대한 평가를 기대했는데 침통한 분위기"라면서 "실질심사 결과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선거에도 악재가 될지 주목된다. 구속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구속이 되지 않더라도 역대 광주교육감 최초 구속영장심사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이 교육감 측이 "검찰이 교육감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오해를 부를 만한 행보"라고 항변하는 만큼 영장 기각 시 이 교육감 측의 강경한 반발도 예상된다.
내년 광주교육감 후보군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출마예정자로 꼽히는 정성홍·김용태 전 전교조 광주지부장과 오경미 전 광주교육청 교육국장은 이 교육감 영장 실질심사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이 교육감 기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펼쳤던 정 전 지부장은 영장청구 직후 환영하는 입장을 SNS를 통해 올렸다 내리고 "실질심사 결과를 보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 교육감에 대한 구속영장 심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지부장과 김 전 지부장, 오 전 국장은 최근 110개 광주시민단체가 참여한광주민주진보시민교육감후보 시민공천위원회에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단일화 과정을 추진 중이다.
김 전 지부장과 더불어 여론조사에서 '2강'으로 꼽혔던 이 교육감에 대한 수사 향방에 따라 선거 구도도 재편될지 눈길을 쏠린다. 이 교육감의 지지세가 하락할 경우 어느 후보로 지지율이 쏠릴지에 따라 단일화 성사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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