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대형 유조선 한 척 억류"
구체적인 억류 배경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구체적인 억류 배경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파이낸셜뉴스] 지난 8월부터 마약 단속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인근 바다를 포위하고 있는 미국 해군이 현지에서 대형 유조선을 억류했다고 알려졌다. 해당 선박의 소속이나 목적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여러분이 아마도 알겠지만,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억류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유조선이다. 매우 크다.
트럼프는 해당 유조선의 소유주가 누구인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은 채 억류 이유에 대해 "매우 타당한 이유로 억류했다"고 밝혔다. 그는 유조선에 실린 석유에 대해 "우리가 가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익명의 미 당국자를 인용, 미국 해안경비대가 이번 작전을 주도하고 해군의 지원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석유 매장량이 가장 많지만 저품질과 기술·투자 부족으로 일평균 약 100만 배럴을 생산한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 기업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생산량의 대부분을 중국 등에 헐값으로 넘긴다고 알려졌다.
지난 2017년 1기 정부 당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대립했던 트럼프는 올해 2기 정부를 시작하면서 다시 마두로와 충돌했다. 그는 지난 2월 베네수엘라 마약 조직을 ‘테러 단체’로 지정하고 마두로가 마약 조직의 수장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8월에는 마두로 체포 보상금을 2배로 올렸다. 지난 10월 미국 매체에서는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내 비밀 첩보 공작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같은 달 트럼프는 “곧 베네수엘라 지상 작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해군은 지난 8월부터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마약 운반선을 단속한다며 베네수엘라 선박들을 공격했다. 지난달에는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CVN-78)을 포함한 항모전단까지 베네수엘라 인근에 도착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베네수엘라와 주변 지역 상공 전체를 폐쇄된 것으로 간주하라”고 적었다. 지난 8일에는 미국 해군 전투기 2대가 베네수엘라 영공 가까이 접근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9일 공개된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마두로 축출 가능성에 대해 "그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에 맞서 활동했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9일 베네수엘라를 무사히 탈출했다고 알려졌다. 미국 매체들은 10일 보도에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마차도가 전날 모국에서 빠져나와 소규모 미군 기지가 있는 카리브해 네덜란드령 퀴라소로 이동했으며, 악천후로 인해 노르웨이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는 제때 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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