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겪고 있는 쿠팡이 사태 수습을 위해 김범석 창업주의 '오른팔'을 소방수로 투입했다. 신임 대표는 부임 직후 가장 중요한 고객 불안 해소에 집중하는 한편, 인적 쇄신 및 대정부 소통 강화를 통해 사태 수습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쿠팡은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박대준 대표이사가 사임하고, 해롤드 로저스 쿠팡 Inc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무총괄을 임시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과 같은 하버드대 출신인 로저스 신임 대표는 그동안 김 의장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의사결정에 도움을 줬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법무와 운영 전반을 총괄하는 등 쿠팡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2인자'로 통한다.
기존 한국 법인을 이끈 박 대표 대신 김 의장의 '복심'을 투입한 건 한국 법인 차원이 아닌 미국 본사 수준의 의사결정과 함께 사태를 책임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로저스 신임 대표는 신변 정리를 마치는 대로 최대한 빠르게 입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저스 신임 대표는 우선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적극적으로 수습하고 고객 불안을 해소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개인정보 유출로 쿠팡 이용자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대규모 회원 이탈은 쿠팡 창사 이후 처음으로, 지속될 경우 쿠팡의 주력인 한국 사업의 위기가 심화될 수 있어서다.
조직 안정도 중요하다. 사상 초유의 상황인 만큼 내부의 동요를 잠재우는 한편, 조직 관리를 위한 인적 쇄신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투명한 대정부 소통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재명 대통령의 '징벌적 손해배상 현실화' 발언에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까지 '심각한 수준을 넘었다'고 지적하는 등 정부 1·2인자 모두 직접 쿠팡을 겨냥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 합동조사단과 금융감독원 현장조사, 경찰 압수수색 등 전방위로 압박하는 상황이다.
반면 쿠팡은 그동안 대정부 소통을 담당한 '대관' 라인에 대해 로비 등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지난 국회 현안질의에선 '브로커'라는 질타가 이어졌다. 현재 대정부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담당할 손발이 묶인 것이다. 이 때문에 신임 대표 부임 직후 대관 라인에 대한 재정비가 뒤따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국회 청문회 준비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로저스 신임 대표는 사퇴한 박 대표 대신 이날 출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사태 수습 방안 등 기존보다 더욱 진전된 입장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로저스 신임 대표는 이날 오후 쿠팡 사내 메시지를 통해 "지금 우리의 우선순위는 명확하다. 이번 사태를 철저히 대응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정보보안을 강화하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또한 조직을 안정시키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모든 팀을 지원하는 데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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