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은 목표를 다소 상회하지만 관세라는 일회성 요인에 따른 것으로 해석됐다. 인플레이션보다 고용 불안에 대한 경계심이 금리 인하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파월 "금리인상은 없다…관세 없었다면 인플레 2% 초반"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 일정의 회의를 마치고 10일(현지시간)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목표 범위를 3.5%~3.75%로 설정했다.
FOMC 회의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은 대체적으로 비둘기파적(금리인하 선호)으로 해석됐다. 특히 금리인상 위험을 일축하며 현재 금리가 중립 수준의 상단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1990년대 3차례 금리를 인하했다가 다시 올렸던 사례에 대한 질문에 "현시점에서 금리인상은 누구의 기본 시나리오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어조를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그가 금리인상을 일축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낮췄다.
파월 의장은 관세를 제외한 인플레이션은 목표에 가까운 "2% 초반대"라고 발언하며 금리인상 위험을 재차 배제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는 2%이고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가장 최신인 9월 기준 2.8%다.
그는 "관세가 일회성 가격 상승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연준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파월 의장은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내년 1분기 정점에 달한 후 하반기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연준의 이중 임무인 완전고용과 물가안정 중에서 이제 초점은 완전고용으로 기울었다. 따라서 불안정한 고용은 이날 금리인하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 시장의 점진적 냉각이 지속됐다"며 실업률이 9월까지 3개월 동안 0.3%포인트 상승했고, 월평균 고용 증가세가 4만 명 수준으로 둔화되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연방정부 폐쇄로 인해 10월과 11월 데이터 수집의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고 인플레이션과 고용 데이터에 왜곡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그는 언급했다. 이로 인해 1월 회의까지 발표되는 데이터를 주의 깊게 평가할 것이라고 파월 의장은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현재 금리가 "경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보기에 적절한 위치에 있다"며 1월 회의에서는 당장의 추가 금리인하를 결정하지 않고 관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례적 반대 3표…2019년 이후 최대 분열
이날 FOMC 투표권자 12명 중 9명은 금리 인하에 찬성했고, 3명이 반대표를 던지며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의 이견을 노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책사인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가 반대표를 던지며 0.5%포인트 인하를 요구한 반면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오스틴 굴스비 총재와 캔자스시티 연은의 제프리 슈미드 총재는 동결을 요구하며 반대했다.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Dot Plot)는 내년도 금리인하 전망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했다. 금리는 2026년 0.25%포인트 인하, 2027년 추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고 FOMC는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최근 시장이 내년 기대하는 금리인하 0.5%포인트에 비해서는 매파적이다.
새로 업데이트된 경제전망요약(SEP)에서는 2026년 말 인플레이션을 2.4%로 전망해 9월 전망(2.6%) 대비 소폭 하향 조정했다. 202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8%에서 2.3%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최근 시장이 연준의 금리인하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와 다르게 연준은 완만한 속도의 완화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FOMC는 성명서를 수정하여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한 유연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금리에 대한 "추가 조정 범위와 시기"를 검토할 것이라며 향후 경제 지표에 따른 정책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노동시장에 대한 기존 설명을 유지하며 "올해 들어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되었다"고 언급했고, "최근 몇 달간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실업률이 9월까지 소폭 상승했으며, 노동시장에 대한 "하방 위험"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FOMC 성명서는 "이용 가능한 지표들"이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했고 인플레이션은 "올해 초보다 상승했으며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FOMC 결정은 고용 부진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인하 조치였으나, 이례적인 3표 반대와 다소 매파적 점도표는 연준 내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깊은 이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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