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3대 지수가 10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사흘 만에 반등했고, 나스닥은 이틀 연속 올랐다.
예상보다 덜 강경한 연준
우려와 달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이른바 ‘매파적 인하’가 덜 강경한 것으로 확인되자 시장이 안도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면서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0.25%p 내려 3.5~3.75%로 낮추고, 단기 국채 매입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실업률이 모두 상방 위험을 안고 있다면서 향후 경제 상황을 감안해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은 고려 대상이 아니며 인플레이션은 아직 통계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최근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연준 정책 무게 중심이 실업, 이에 따라 금리 인하에 정책 무게 중심이 실려 있음을 시사했다.
일제히 상승
3대 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다우 지수는 전일비 497.46p(1.05%) 상승한 4만8057.75, S&P500 지수는 46.17p(0.67%) 오른 688.68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FOMC 성명 발표 뒤 일시적으로 약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결국 상승세로 장을 마쳤다. 다만 상승폭은 3대 지수 가운데 가장 작았다. 추가 금리 인하가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은 77.67p(0.33%) 오른 2만3654.16으로 장을 마쳤다.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16p(6.85%) 급락한 15.77로 떨어졌다.
오라클 급락, AI 수요 확대는 확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오라클은 장 마감 뒤 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며 급락했다.
정규 거래를 1.48달러(0.67%) 오른 223.01달러로 마감한 오라클은 시간외 거래에서는 정규 거래 종가 대비 15.26달러(6.84%) 급락한 207.75달러로 미끄러졌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26달러로 시장 전망치 1.64달러를 웃돌았지만 매출이 시장 예상치 162억1000만달러에 못 미치는 160억6000만달러에 그친 것이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그러나 AI 부문은 호조세가 지속됐다.
클라우드 분기 매출은 79억8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 79억2000만달러보다 많았다.
또 용량 부족으로 아직 공급하지 못한 계약 미행분은 전년동기비 438% 폭증한 523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평균 5018억달러를 압도했다.
오라클이 AI 데이터센터의 가파른 수요 증가세를 미처 감당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엔비디아 하락
AI 대표 종목들은 흐름이 엇갈렸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약세였다.
엔비디아는 H200 칩 대중 수출 허가에도 불구하고 대만에서 생산된 칩을 미국으로 들여와 보안 검사를 하고, 이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 과연 실적에 보탬이 되겠느냐는 회의론 속에 약세를 이어갔다. 중국이 ‘반도체 독립’을 위해 엔비디아 칩 수입을 제한하려 한다는 점도 부담이 됐다.
엔비디아는 1.19달러(0.64%) 하락한 183.78달러로 떨어졌다. MS 역시 13.46달러(2.74%) 급락한 478.56달러로 미끄러졌다.
테슬라, 팔란티어 강세
반면 테슬라는 스페이스X 상장(IPO) 보도에 힘입어 오름세를 탔다. 스페이스X가 내년에 상장하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기술 왕국이 자리를 잡으면서 테슬라도 반사 이익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스페이스X에 지분 투자를 하고 머스크는 X라는 거대한 기술 왕국에 스페이스X, xAI, 테슬라 등을 하나로 아우르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낙관 전망이 나온다.
팔란티어는 6.07달러(3.34%) 급등한 187.91달러, 알파벳은 3.25달러(1.02%) 상승한 321.00달러로 마감했다. 애플도 1.60달러(0.58%) 오른 278.78달러로 장을 마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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