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총파업 때문에 혹시 몰라 1시간 일찍 나왔는데, 열차가 정상 운행한다고요?"
철도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했던 11일 오전 5시 50분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인분당선 망포역 앞에서 만난 박 모 씨(20대)는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수인분당선과 1호선을 이용해 수원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한다는 그는 철도노조 총파업 유보 소식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박 씨는 취재진 질문을 듣고 직접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해 본 후에야 이날 모든 열차가 정상 운행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했다.
그는 "어제 열차 운행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뉴스를 보고, 일찍 잠에 들어 평소보다 이르게 출근했다"며 "평소엔 6시 50분께 나오지만, 오늘은 5시 50분께 집을 나섰다"고 했다.
이어 "철도노조가 총파업을 유보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조금 더 빨리 소식을 전해들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며 "중요한 소식을 직접 찾아 봐야만 알 수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수원시는 이날 오전 6시께 안전 안내 문자를 통해 "철도 노사 잠정 합의로 철도 파업 없이 정상 운행한다"고 알렸다.
박 씨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이는 또 있었다.
마찬가지로 수인분당선과 1호선을 통해 안양지역 회사를 다니는 수원시민 지 모 씨(30대)는 이날 자가용을 끌고 평소보다 빨리 집을 나섰다.
철도노조 총파업 영향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는 뉴스1과 통화에서 "열차 운행에 차질이 있다 하고, 차도 많이 막힐 수 있다고 판단해 차를 이용해 조금 일찍 출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철도노조 총파업 유보 소식은 출근하는 과정에서 안전 안내 문자를 보고 알았다"며 "새벽 사이 내려진 결정일 텐데, 너무 늦게 알려진 것 같아 아쉽다"고 토로했다.
당초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전날(10일) 코레일과 임금 교섭에 나섰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철도노조는 그러나 같은 날 밤 코레일과 핵심 쟁점이던 성과급 정상화 등에 대한 잠정 합의를 도출하면서 총파업을 잠정 유보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노조는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단 파업 유보를 결정했다며, 세부 쟁점을 조율하기 위한 집중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철도노조는 성과급 정상화, 고속철도 통합, 안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해 왔다. 특히 성과급 산정 기준을 기본급 80% 수준에서 100%로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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