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가 감소하는 가운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K-조선의 실적을 견인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LNG운반선은 K-조선이 강점을 가진 고부가 선박이다. 미국발 초대형 LNG 생산 프로젝트 등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내년 10만㎥급 이상 LNG 운반선 발주 전망치는 100척에 달한다. 올해 1~9월 전 세계 14만㎥급 이상 대형 LNG 운반선 발주량이 18척에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도 이미 이같은 추세를 감지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게오르기오스 플레브라키스 한화오션 유럽사업개발 총괄은 최근 튀르키예에서 열린 월드 LNG 서밋 & 어워드에서 "지난 3~4개월 동안 선대 확장과 노후 선박 교체를 위한 LNG 선박 신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2029년 인도 슬롯이 상당히 빠르게 마감될 것"이라며 "내년 중반부터는 예약 가능일이 2030년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3년치 일감을 확보한 데 이어 4~5년치에 해당하는 일감 확보를 기대하는 셈이다. 이는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비슷한 추이로 알려졌다.
LNG 운반선 수요 급증은 노후 선박 교체 수요와 미국발 초대형 LNG 생산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SK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LNG운반선 중 선령 20년 이상 노후선대 비중은 지난달 기준 약 14.4%에 달한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글로벌 대형 LNG 프로젝트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루이지애나와 텍사스 등의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며 미국에서만 연간 총 7050만t 규모의 LNG 생산 프로젝트가 최종투자결정(FID)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NG 운반선의 경우 K-조선이 강점을 갖고 있는 고부가 선박이다. 내년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 조치 채택이 진행되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이 내년 10월부터 중국산 선박에 신규 입항료 부과가 시행되면 한국산 선박 선호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러시아산 LNG 수송 여부가 관건이다. 현재 러시아산 LNG는 우크라이나 전쟁 후 유럽과 PNG(배관을 통해 운송하는 천연가스) 거래가 끊긴 상황이다. 러시아 에너지 수출길이 다시 열리면 LNG 운반선 수요 감소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LNG 수출 프로젝트 물량으로 발주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수주로 이어지고 있진 않다"라면서도 "발주 조건을 묻는 선주사들의 문의는 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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