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비상계엄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계엄군 총구를 잡은 상황은 미리 연출된 것이라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계엄군을 제지하는 상징적 장면으로 화제를 모았던 장면이 실제로는 준비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은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단장은 계엄 당시 국회 봉쇄·침투 작전을 보고받던 지휘관이다.
김 전 단장은 "(안귀령 대변인이 총구를 잡는 모습이 담긴)저 영상이 처음 나와서 언론에서 잔다르크라 하면서 국제적으로 홍보를 했다"며 "나중에 확인을 해보니 상당히 잘못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군인들에게 총기는 생명과 같은 것인데 (안귀령 대변인이) 갑자기 나타나서 총기를 탈취하려고 했다"며 "어떻게 보면 전문가들만 볼 수 있는 크리티컬한 기술로 제지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데 나중에 다른 부대원들 말을 들어보니, (당시) 안귀령 대변인이 처음 나타나서 덩치가 큰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왔고,, 또 차량을 준비해서 (총구를 잡기) 직전에 화장까지 하는 모습까지 (부대원들이) 봤다고 한다"고 했다.
김 전 단장은 "연출된 모습으로 총기를 탈취하는 걸 시도를 한 것"이라며 "부대원들이 많이 억울해 했다"고 했다.
계엄 당시 안 부대변인은 계엄군을 향해 "부끄럽지도 않냐! 부끄럽지도 않냐고"라고 소리치며 총구를 거칠게 잡아 흔들었는데, 계엄군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총구가 순간적으로 그의 가슴 쪽을 향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해당 이미지는 BBC가 선정한 ‘2024년 가장 인상적인 이미지 12’에 포함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일 안 부대변인은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당시 상황에 대해 "사실 좀 송구스럽다. 현장에는 저보다 더 용감한 분들이 많이 계셨다. 실제로 계엄군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으신 분들도 계시는데, 제 모습이 화제가 되는 것 같아서 좀 민망하다"고 했다.
진행자가 '최정예 특전사들과 대치했는데 두려운 생각은 안 들었냐'고 묻자, 안 부대변인은 "저도 사람인데 무서웠던 것 같다. 근데 그때는 막아야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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