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불완전한 것이 아름답다"…도예가 이헌정·김주리·김대운 '이렐러번트 폼즈'전

뉴스1

입력 2025.12.11 08:34

수정 2025.12.11 08:34

이헌정, Jar, 2023, Clay and glaze, 51 x 54 cm, 사진: 박우진, (글래드스톤 갤러리 제공)
이헌정, Jar, 2023, Clay and glaze, 51 x 54 cm, 사진: 박우진, (글래드스톤 갤러리 제공)


이헌정, 김주리, 김대운 단체전 'Irreverent Forms' 설치 전경, 글래드스톤, 서울, 2025 ⓒ Hun-Chung Lee, Juree Kim, Dan Kim, Courtesy of the artists and Gladstone, 사진: 전병철 (글래드스톤 제공)
이헌정, 김주리, 김대운 단체전 'Irreverent Forms' 설치 전경, 글래드스톤, 서울, 2025 ⓒ Hun-Chung Lee, Juree Kim, Dan Kim, Courtesy of the artists and Gladstone, 사진: 전병철 (글래드스톤 제공)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도예 작가 이헌정, 김주리, 김대운 세 명의 단체전 이렐러번트 폼즈(Irreverent Forms)가 갤러리 글래드스톤에서 내년 1월 3일까지 열린다. 흙이라는 재료를 통해 회복과 공존에 대한 현대적인 질문을 던지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흙(점토)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를 가지고 '완벽함'을 추구했던 옛 도예의 방식에 도전하는 현대 작가들의 시도를 보여준다. 이들은 깨지고, 변하고, 불완전한 모습을 오히려 그대로 받아들이는 실험 정신에 초점을 맞춘다.

세 작가들은 흙이 가진 예측 불가능함, 균열, 반복되는 성질에 주목한다.

작품들은 가마에서 변형되거나, 물에 의해 깎이거나, 갈라지는 등 '완성'이라는 목표 대신 재료가 가진 약함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는 흠집 없는 달항아리처럼 '완전함'을 최고로 여겼던 전통 도예와는 정반대이며, 불완전함을 아름다운 '과정의 이야기'로 바꾸어 놓는다.

이헌정은 가구나 건축 형태를 빌려 '완벽한 대칭'을 피한다. 지하 1층 영상 작품 '무제'(Untitled)는 흙 달항아리가 물속에서 녹아내리는 모습을 통해 순환하는 인간의 삶을 비춘다.

김주리는 점토 조각으로 세상의 양면성을 탐구한다. '클레이 타블렛'은 물에 젖어 부서졌던 흙을 다시 뭉쳐서 오래된 역사 기록판과 지구의 법칙을 떠올리게 한다. '휘경;揮景'은 재개발로 사라진 서울 풍경을 굽지 않은 미니어처 흙으로 기록한다.

김대운에게 흙은 스스로 새로운 형태를 만드는 재료다. 1층의 '페르조나(Persona) #2'는 깨진 달항아리 조각들을 다시 모아 별자리처럼 만들며, '깨진 상태'에서도 존엄함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조각들은 서로 기대어 서며, 완전함 대신 불완전한 상태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는 전통적인 도예의 관념에 도전하는 동시대 작가들을 조명한다.
세 작가는 도예 본연의 예측 불가함, 균열, 순환적 성질에 주목하며, 이를 통해 파괴와 복원 및 예술과 사회의 '회복'에 대한 고찰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