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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글로벌IB, 美 '매파적 인하' 평가…데이터 따라 추가 인하 신중"

뉴스1

입력 2025.12.11 09:02

수정 2025.12.11 09:02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향후 추가 인하 속도가 조절될 것이라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인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11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워싱턴주재원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종료한 이후 주요 투자은행(IB)들은 이같이 평가했다.

연준은 이번 12월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3.50~3.75%로 25bp(1bp=0.01%p) 인하했다.

다만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 스티븐 미란 이사는 50bp 인하를 주장한 반면,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동결을 주장하며 소수의견을 냈다.

반대 의견 3명은 2019년 9월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연준은 지급준비금 관리 매입(RMP)을 시행해 12일부터 400억 달러 규모의 단기 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모건스탠리는 "25bp 인하와 정책결정문 변경 등은 예상에 부합했다"면서도 "포워드 가이던스 변경과 정책금리가 중립금리 추정 범위의 상단에 있다는 발언 등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의 금리 인하 모드가 종결되고 데이터 의존적 스탠스로 전환함을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씨티는 "위원회의 분열을 감안하면 3명 소수의견이 제기된 가운데 점도표 중간값이 유지된 점은 놀랍지 않다"며 "9월 이후 금리 인하로 정책금리가 중립금리 추정 범위에 들어왔다는 제롬 파월 의장 발언은 향후 인하가 보다 신중해질 수 있음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도이치뱅크 역시 "향후 경제 여건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기다리기(wait and see)에 좋은 위치에 있다는 파월 의장 발언은 연준이 추가 인하 지연 방향으로 기울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진단했다.

반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발표된 RMP에 대해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골드만삭스는 "RMP 발표는 당사 예상보다 빨랐으며, 최초 매입 규모도 당사 예상의 두 배로 큰 수준"이라며 "내년 2분기 초 연준 대차대조표는 800억~1000억 달러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JP모건(JPM) 또한 "연준이 최근 단기 자금시장의 미미한 변동성에 대해 덜 민감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에 RMP 발표는 다소 놀라웠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서는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이 매파적 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매파적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의 하방 리스크를 강조하며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놨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이 다음 조치의 기본 시나리오라고 보는 이는 없을 것"이라며 "노동시장에 상당한 하방 리스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편 연준의 신중한 기조가 확인되면서 선물시장에 반영된 내년 1월 25bp 금리 인하 기대는 전일 24.4%에서 22.1%로 축소됐다.
다만 2026년 중 인하 폭 전망은 50bp에서 56bp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