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분열 속 나온 내년 금리 전망…추가 인하 힘 빠지나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09:08

수정 2025.12.11 09:07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1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0.25%p 내리기로 결정했다. 투표권을 가진 위원 12명 중 9명이 찬성했고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연준은 내년도 금리 인하 전망을 연 1회로 유지하며 지난 10월 전망을 고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는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볼 수 있는 좋은 위치(현재의 기준금리)에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최소 두 배는 내려야 한다"고 비판했다.



파월 의장과 연준 위원들은 내년 금리 방향에 대해 다양한 시그널을 남겼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기준금리가 현재 중립금리 수준에 있다고 강조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고용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실질금리를 의미한다. 그는 "9월 이후 정책 조정으로 우리의 정책은 중립 수준 추정치의 합리적인 범위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내년에 금리 인하가 장담되기 어렵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UBS의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너선 핑글 역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립금리 수준에 근접했기 때문에) 금리를 내릴 때마다 이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들을 다시 다수 의견으로 돌리려면 강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화정책 결정문에도 새로운 표현이 추가됐다. FOMC는 이날 발표한 12월 결정문에서 향후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정도와 시기'라는 문구를 삽입했다. 이 문구는 10월 결정문에는 없었다. 파월 의장은 이 표현에 대해 "향후 들어오는 지표를 신중하게 평가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4년 12월에도 동일한 문구가 사용됐는데, 당시 시장에서는 당분간 금리 인하 중단 신호로 해석했고 실제 FOMC는 2025년 9월 회의까지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

연준 위원들은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의 중간값을 3.4%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과 동일하며, 이를 토대로 내년 금리 인하는 한 차례(0.25%p) 정도로 볼 수 있다. WSJ는 "연준 이사들이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일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내년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 차가 크게 벌어졌다. 연준 위원 19명 중 7명은 내년에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금리 결정에서도 3명이 반대표를 던져 연준 내부의 분열을 다시 확인시켰다. 3명의 반대표는 6년 만이다. 시카고 연은 총재 오스틴 굴스비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제프 슈미드는 금리 인하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연준 이사 스티븐 마이런은 0.5%p 인하라는 더 큰 폭의 조정을 주장했다. 투표권이 없는 4명도 금리 인하에 대해 '소프트 반대(soft dissent)' 의견을 제출했다.
FOMC는 연준 의장과 지역 연은 총재 등 19명으로 구성되며, 이 중 12명이 투표권을 갖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 후 "적어도 두 배는 (금리 인하를) 했어야 한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금리를 낮춰줄 인물을 원한다며 "미국의 금리는 세계에서 가장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뉴시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사진=뉴시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