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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의 딸이자 성철의 첫 비구니 제자…묘엄스님 평전 출간

뉴스1

입력 2025.12.11 09:09

수정 2025.12.11 09:09

[신간] '묘엄 평전'
[신간] '묘엄 평전'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세주묘엄(1932~2011) 스님의 출가·수행·교육·계율의 전 여정을 복원한 '묘엄 평전'이 오는 15일 출간한다.

저자 박원자는 사진·육성 원고·연보를 바탕으로 한국불교 비구니 승단의 성장사 한복판에 선 한 수행자의 생애를 정밀하게 정리했다.

첫 장을 넘기면 마지막 법문이 먼저 다가온다. 묘엄은 임종에 "마음공부는 상대적인 부처님을 뵙고 절대적인 나 자신을 찾는 것"이라고 남겼다. 이 유언은 계율을 머리로만 아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철저히 실천하라는 뜻이다.



평전의 축은 선·교·율 삼학의 회통이다. 14살에 출가한 묘엄은 성철에게 선을, 자운에게 율을, 운허에게 경을 전수받았다. 그는 십 대에 화두를 붙잡아 일생 물러서지 않았다.

묘엄은 50세에 자운 대율사에게 전계를 받아 한국불교 최초의 비구니 율사로 섰다. 이후 동학사·운문사에서 후학을 길렀고 봉녕사 강원과 금강율원을 창건해 강맥·율맥을 반석에 올렸다.

'출가' 편은 열네 살 봄의 결심과 사미니계 수지, "서두르지 말고 꾸준히 가라"는 가르침을 따라 걸음을 다지는 과정을 복원한다. 이어지는 '봉암사 결사'는 비구니로서 최초 동참의 장면을 기록한다.

묘엄은 젊은 결사 대중 속에서 화두를 받고, 탁발·연비·대중 생활을 통해 선과 계율·교학의 기초를 몸으로 익힌다. 그 경험은 훗날 봉녕사 회상을 이끄는 사상적 토대가 된다.


평전의 배경에는 한국 근현대의 격동이 겹친다. 일제강점기·광복·한국전쟁·불교 정화기를 지나며 묘엄은 수행과 교육, 계율의 혁신을 병행했다.
근대 불교사의 혼돈을 통과해 비구니 승단의 위상을 끌어올린 궤적은, 여성 수행자의 길이 어떤 개척의 연속이었는지 증언한다.

△ 묘엄 평전전/ 박원자 지음/ 조계종출판사/ 3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