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는 넷플릭스의 재무 구조가 코로나19 팬데믹 전보다 개선됐지만,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과 규제 당국의 반독점 심사 등 불확실성도 작지 않다고 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가 합의한 인수안에는 주요 은행들로부터의 590억 달러(약 87조 원) 규모 브릿지론이 포함돼 있다.
넷플릭스는 이를 250억 달러(약 37조 원) 회사채, 200억 달러(약 29조 원) 지연인출, 50억 달러(약 7조 3500억 원) 리볼빙(RCF)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모건스탠리 미국 기업 신용 리서치 부문 책임자인 데이비드 햄버거 팀은 최근 주요 고객들에게 발송한 보고서에서 넷플릭스의 부채 증가로 인한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우려했다.
넷플릭스는 S&P 글로벌 레이팅스에서 A 등급, 무디스에서는 그보다 한 단계 낮은 A3 등급을 받았는데, 보고서는 넷플릭스가 BBB 등급으로 하향 위험에 취약하다며 회사의 2034년·2054년 만기 회사채 '매도 권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미국 반독점 규제 당국이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넷플릭스는 WBD에 58억 달러(약 8조 5000억 원) 규모의 파기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무디스는 지난 8일 넷플릭스의 A3 등급을 유지하면서 회사의 강한 영업 실적과 '해리 포터' 시리즈 등 각종 지식재산권(IP) 확보 이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인수로 인해 재무 위험이 소폭 증가했다는 점을 반영해 등급 전망은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
다만 넷플릭스의 재무 구조가 팬데믹 이전보다 견고해진 만큼, 향후 벌어질 입찰 경쟁에서도 인수 가격을 높이면서 투자등급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인수 성사 시 넷플릭스의 부채 규모는 약 150억 달러(약 22조 원)에서 약 750억 달러(약 110조 원)로 불어나지만, 내년에 이자 상환에 사용 가능한 약 204억 달러(약 30조 원) 규모의 영업이익(EBITDA, 이자비용·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서 통신·미디어 부채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스티븐 플린은 "넷플릭스의 신용 수준은 전반적으로 매우 강하다"며 "매출과 EBITDA가 증가하고 잉여현금흐름이 늘고 있어, 인수 후 통합된 회사는 비교적 빠르게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스프링 글로벌의 미국 투자등급 신용 리서치 책임자인 짐 피츠패트릭은 "넷플릭스는 이 정도 규모의 인수를 소화할 수 있다는 역량을 입증했다"며 "입찰가를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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