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마차도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 미국의 도움을 받아 전날 배를 타고 베네수엘라를 빠져나와 약 64㎞ 떨어진 네덜란드령 퀴라소섬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이곳에는 미군 기지가 소규모로 주둔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권의 박해를 피해 1년 넘게 국내 은신 생활을 이어온 마차도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행 비행기에 탑승하며 노벨위원회에 보낸 음성 메시지에서 "오슬로에 오기 위해 많은 위험을 감수한 이들에게 감사한다.
그러나 거센 풍랑과 날씨 탓에 여정이 수 시간 지연되면서 마차도는 결국 10일 오후 1시 오슬로 시청사에서 열린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딸 아나 코리나 소사가 상을 대리 수상했다. 노벨위원회는 "마차도가 극도로 위험한 상황 속에서 시상식 참석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그녀가 안전하게 오슬로에 도착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후 마차도는 예정된 시간보다 늦은 이날 밤 늦게 오슬로에 도착했다. AFP에 따르면 노벨위원회는 11일 새벽 기자들에게 "마차도가 오슬로에 도착했다"며 "곧바로 가족을 만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차도는 시상식 이튿날인 11일 오전 10시15분(한국시간 오후 6시15분) 오슬로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갖는다.
앞서 마차도의 행방과 노르웨이 방문 여부에 대한 추측이 며칠 동안 끊이지 않았다. 마차도의 탈출은 마두로 정권과 미국의 복잡한 정치적 계산을 반영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지자들은 그녀가 노벨상 수상 후 귀국에 성공한다면 국내 정치적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마두로가 재입국을 막아 망명으로 내몰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마두로 정권은 테러리즘·범죄 모의 혐의를 받는 마차도가 노르웨이로 가면 '탈주범'으로 규정하겠다고 경고했다.
한 소식통은 마차도가 이번 출국 과정에서 마두로 정권 일부 인사들의 도움과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스페인 일간지 엘 문도는 마두로의 탈출 작전이 진행된 몇 시간 동안 미국이 베네수엘라 팔콘주와 제2도시 마라카이보를 잇는 해역 상공에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 소속 F/A-18 슈퍼호넷 전투기 두 대를 출격시켜 작전 지역을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마차도의 안전한 탈출을 지원하기 위한 경계비행으로 해석된다.
한 익명의 관계자는 마두로 정권 인사들이 마차도의 탈출을 도운 것에 대해 "일부 미국 관리들은 마두로가 권력을 잃게 될 경우 그들이 국제사회와 협력할 의지가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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