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롭게 출범한 '지역예술 도약 지원사업'의 성과 전시인 '2025 ARKO LEAP'가 12일 서울 종로 일대에 있는 금호미술관, 일민미술관, 학고재 아트센터에서 동시 개막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는 내년 1월 10일까지 이번 전시를 무료로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전시는 수도권 외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작가 17인의 창작 여정을 조명, 예술적 '도약(LEAP)'의 현장을 시각적으로 펼쳐 보인다. '지역예술 도약 지원사업'은 광역문화재단이 발굴·추천한 작가를 아르코가 후속 지원하는 구조로, 지역 예술가의 다음 단계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특징이다.
추천·심의를 거쳐 선정된 17명의 작가는 올해 창·제작 지원, 비평 자문, 기획자 및 전시 공간 매칭, 출판, 전문가 1:1 컨설팅 등 다층적 지원 프로그램을 거치며 자신만의 예술 언어를 확장해왔다.
금호미술관과 일민미술관, 학고재는 각자의 전시장에서 공간별 특성을 살려 각기 다른 예술적 흐름을 제시한다.
금호미술관에선 구지은, 김주환, 김진희, 김희라 작가가 도시와 자연,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생태·심리적 균형을 탐구한다.
구지은은 인간·비인간 존재의 미래 공존 가능성을 미디어 설치 작품으로, 김주환은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를 통제하려는 인간 욕망의 충돌을 설치 작품으로 풀어낸다. 김진희는 인간의 불안과 희망을 회화로 구현하며, 김희라는 여성의 삶과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은유와 유머를 설치 작업으로 드러낸다.
송성진, 임안나, 홍희령, 이현태 작가는 일민미술관에서 장소의 구성과 기억·심리·기술의 층위를 다양한 매체로 재해석한다.
송성진은 공간과 사람,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구조를 설치·비디오·사진으로 펼치며, 임안나는 대중매체의 사건화를 사진 이미지로 기록한다. 홍희령은 여러 인간 심리를 설치·비디오·퍼포먼스로 확장하며, 이현태는 가상 공간의 시간성과 움직임을 웹 기반 실험과 설치 작업으로 탐구한다.
또 우은정, 황해연, 유경자 작가는 학고재에서 인간 존재, 자연의 지질학적 층위, 감각적 경험을 각자의 회화·도자 작업으로 풀어낸다.
우은정은 길 위에서 마주한 풍경과 내적 사유를 회화로 전개하며, 황해연은 '지질학적 상상 풍경'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관계, 인류가 직면한 위기를 사유한다. 유경자는 불을 매개로 완성한 '도자 회화'로 클래식 음악이 주는 감정과 위로를 시각화한다.
이와는 별도로, 참여 작가들은 전시와 병행해 작업세계를 정리하는 출판·디지털 아카이빙 프로젝트도 추진했다.
우선, 손몽주는 설치작업을 언리얼 엔진 기반 메타버스로 구현, 실제 전시의 신체적 경험을 온라인에서 확장·재현했다. 신예선은 최신작까지 드로잉·에세이·약력을 함께 담은 연구자료를 출판해 작업 세계를 조망했으며, 유대수는 판화 작업을 중심으로 체계화한 아카이브 출판물을 준비했다. 장상철은 그간 진행된 대규모 설치 작업의 여정을 연대별로 정리한 출판물을 발간한다.
정병국 아르코 위원장은 "이번 전시는 지역 예술가들의 예술세계를 확장하고, 국민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는 뜻깊은 자리"라며 "아르코는 지역 예술가들이 안정적인 창작 환경에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역과 중앙을 연결하는 예술 생태계를 꾸준히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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