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원로 배우 고(故) 김지미(본명 김명자)가 생전 700편의 영화에 출연한 것으로 알려져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김지미는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 있는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사인은 저혈압에 의한 쇼크다.
1940년생인 김지미는 1957년 '황혼열차'의 주연으로 영화계에 데뷔, 이듬해 '별아 내 가슴에'를 통해 스타가 됐다. 이후 '비오는 날의 오후3시'(1959) '바보온달과 평강공주'(1961) '장희빈'(1961) '혈맥'(1963) '이수일과 심순애'(1965) '토지'(1974) 등의 작품을 통해 60~70년대 최고의 배우로 이름을 떨쳤다.
1980년대에도 활발하게 활동했던 김지미는 '비구니'(1984) '길소뜸'(1985) '티켓'(1986) 등 임권택 감독의 영화에 출연,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1985년에는 '지미필름'을 창립해 '티켓'(1986) '아메리카 아메리카'(1988) '불의 나라'(1989) '아낌없이 주련다'(1989) '물의 나라'(1989) '명자 아끼꼬 쏘냐'(1992) 등의 작품을 제작했다. 2016년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김지미는 1957년부터 1992년까지 35년 동안 활동하면서 700여편이 넘는 영화에 나선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무리한 겹치기 출연으로 인해 벌어진 현상이다.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에는 1년에 20편 이상을 찍기도 했다.
다만 1950~1970년대 영화 중 유실된 작품들이 많아 현재는 300~400편 정도만 남은 상태다. 김지미는 2017년 열린 60주년 기자회견에서 "아마 700편 이상 출연했을 것"이라고 되돌아봤다.
한편 고인의 장례식은 현재 유족들의 주관하에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한국영화인협회 관계자는 뉴스1에 "미국에서 유족들이 장례를 치르는 중이고 이날 화장을 했다, 오는 13일에 장례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영화인협회 등 영화계에서는 충무로의 상징적인 공간에 따로 고인을 추모하는 공간을 만들어 애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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