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생명연, '극미량 바이러스 RNA 직접 검출' 크리스퍼 진단기술 개발

뉴스1

입력 2025.12.11 09:50

수정 2025.12.11 09:50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 공동연구팀(생명연 제공) /뉴스1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 공동연구팀(생명연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나노연구센터 강태준 박사 연구팀과 우의전·박광현 박사팀이 공동으로 바이러스 유전자를 증폭하는 복잡한 과정 없이도 극미량의 바이러스 RNA를 바로 찾아낼 수 있는 새로운 크리스퍼(CRISPR) 진단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지금까지 널리 사용된 유전자증폭(PCR) 방식은 바이러스 유전자를 여러 번 복사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 장비와 숙련된 인력, 긴 검사 시간이 필요했다. 감염병이 급속히 확산될 때 이 같은 절차가 현장에서 신속한 진단을 어렵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주목받는 새로운 CRISPR 효소인 'Cas12a2'에 집중했다. 이 효소가 바이러스를 어떻게 인식하고 반응하는지를 하나씩 밝히면서 가장 잘 작동하는 조건을 찾아냈다.



이 기반 연구를 바탕으로 결국 유전자를 증폭하지 않아도 극미량의 바이러스 RNA를 직접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진단 기술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Cas12a2의 가장 큰 장점은 더 정확하고 더 적은 양의 바이러스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효소는 바이러스 RNA가 맞는지 두 번에 걸쳐 확인하는 방식으로 작동해 엉뚱한 신호에 속을 가능성을 크게 줄인다. 또 목표를 찾으면 주변 분자를 빠르게 여러 번 자르는 성질이 있어 아주 약한 신호도 포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얼마나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바이러스 유전체를 분석해 바이러스를 인식하는 11가지 도구(crRNA)를 만들었다.

여러 조합을 시험한 결과, 기존보다 최대 1000배 더 적은 양의 바이러스도 검출할 수 있었으며, 실제로 1펨토몰(fM) 수준까지 탐지가 가능했다.


극미량의 바이러스까지 찾아낼 수 있는 성능 확인 뒤 실제 감염 상황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 확인 검증을 마쳤다.

강 박사는 "유전자 증폭 없이도 바이러스 RNA를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기술의 의미가 크다"며 "이를 기반으로 독감·RSV·항생제 내성균 등 다양한 감염병 진단으로 기술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