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올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3위에 올랐다.
포브스는 10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202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을 발표했다.
포브스는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국내총생산(GDP) 4조2000억달러(약 6163조5000억원) 규모의 국가인 일본을 이끄는 첫 여성 총리"라고 소개했다. 또한 그가 반도체 공급망 유지, 방위력 재편, 인구 구조 변화 등 다양한 과제에 대응하는 중대한 국정 운영 역할을 맡고 있다며 "그의 결정은 동아시아의 힘의 균형과 세계 제조업의 안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1위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4년 연속 정상을 지켰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2위를 유지했다.
한국인 여성으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90위,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91위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이 사장은 85위, 최 대표는 99위를 기록했다.
포브스는 이 사장이 한국 내 최고 호텔 체인 중 하나인 호텔신라의 대표 겸 최고경영자(CEO)라며 "뛰어난 경영 능력으로 한국 언론에서 '리틀 이건희'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최 대표에 관해서는 2022년 한국 최대 인터넷 회사인 네이버 대표 이사에 취임했다며 네이버의 두 번째 여성 대표이자, 창업자가 아닌 사람으로서는 최연소 대표이사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과 케이팝을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여성들이 100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이들의 소속은 케데헌 배급사인 넷플릭스와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으로 표기됐다.
모이라 포브스 포브스 수석부사장은 이들이 "전통적인 연령, 성별, 국가의 경계를 넘어 팬층을 지휘했다"며 "2025년의 문화적 시대정신을 지배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케데헌은 가상의 케이팝 걸그룹 헌트릭스의 3명의 멤버(루미·미라·조이)가 악마를 퇴치하는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내용을 다룬다. 올해 6월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넷플릭스 역대 최다 시청 영화에 올랐다.
포브스는 같은 날 별도 기사에서 미셸 웡 소니 프로듀서를 인용해 "영화 크레디트에 등재된 약 750명 중 거의 50%가 여성으로 추정된다"며 창작과 제작 과정에서의 '여성들'의 참여가 이들이 집단 선정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케이팝 팬의 약 80%가 여성이라는 점도 언급하면서 이들의 입소문도 영화 성공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모이라 포브스 포브스 수석 부사장은 "여성들이 다음 10년을 정의할 시스템을 주도하고 있지만 최고 권력층은 여전히 선택적으로 소수에게만 맡겨져 있다"며 "권력을 통제하는 구조는 여전히 여성들의 영향력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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