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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 "20분 심정지, 깨어난 것도 기적이지만 의사가 더 놀란 건..." [건강잇슈]

안가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11:06

수정 2025.12.11 11:05

/사진=유퀴즈 캡처
/사진=유퀴즈 캡처

[파이낸셜뉴스] 개그맨 김수용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던 때를 회상했다.

지난 10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김수용이 출연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김수용은 "일어났는데 가슴이 뻐근했다. 담 결리듯, 가슴을 쥐어짜는 느낌이었다. '잘못 잤나?' 싶었다.

담 결린 줄 알고 파스를 붙였다"라며 쓰러지던 날 아침을 떠올렸다.

그는 "가슴이 아프다고 하니까 아내가 '병원 가라'고 했는데, 근육통이라고 생각했다. 아내가 쿨 파스, 핫 파스를 가져왔다. 핫은 뜨거울 거 같아서 쿨 파스를 가슴 가운데에 붙였다. 밥을 먹고 (유튜브 촬영지인) 가평에 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숙과 (촬영)하는 건 논다고 생각해 매니저 없이 갔다. 집에서 가평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1시간 쯤 운전하는데 가슴이 너무 뻐근하더라. 휴게소에 들어가서 의자를 뒤로 젖히고 한 20분 누워 있었다. 파스 냄새가 너무 코를 찌르고 눈이 시려서 떼어 버렸다. 파스를 떼니까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촬영장에 1시간 일찍 도착했다는 김수용은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보니 가슴이 콕콕 찌르더라. 김숙에게 말하니 '병원에 가라'라고 하더라. 김숙 매니저가 날 태우고 동네 내과에 갔다. '역류성 식도염 때문에 가슴이 아플 수 있느냐'라고 물어봤더니 그럴 수 있다더라. 그런 말을 안 했어야 하는데 건강검진 때 나왔던 역류성 식도염 같다고 얘기한 거다. 식도염 약을 처방받고 심전도 검사도 했는데 '큰 병원에 가라'라고 했다. '촬영 2시간이면 하니까 끝나고 가야겠다'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촬영장에 복귀해 흡연을 했다는 그는 "연초를 한 대 피웠다. 그날따라 담배 맛이 너무 쓰더라. 담배를 끄고 잔디밭으로 걸어갔고, 임형준과 인사했다. 거기까지가 내 기억"이라며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더니 쓰러졌다고 하더라. 다행히 잔디밭이었다. 119 빨리 신고하고 심폐소생술(CPR)을 했다. 임형준과 김숙 매니저가 번갈아 가면서 했다더라"라고 설명했다.

/사진=유퀴즈 캡처
/사진=유퀴즈 캡처

MC 유재석은 "임형준이 평소 협심증을 앓아 약을 목걸이에 들고 다닌다"라고 전했다. 김수용은 "자기 알약을 내 입에 넣었다고 하더라. 그걸로 내가 살아난 것일 수도 있다"라며 고마워했다.

이어 "내 혀가 막 말렸다고 했다. 김숙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혀를 붙잡고 있었다. 8~9분 만에 구급대원이 왔다. 구급차가 두 대가 왔는데, 한 대가 고장이 났다. 다행히 내가 안 탄 차였다. 그것만 봐도 다행 아니냐. 천운이다"라고 말했다.

김수용은 "제세동기(심장충격기) 7번을 해도 (20분간 심장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더라. 응급 매뉴얼이 있나 보다. 심장이 안 돌아오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더라. 신고까지 했다. 춘천에 있는 영안실로 가면서도 119 구급대원들이 포기하지 않고 처치를 해줬다. 그때 딱 의식이 돌아와 목적지를 변경했다. 춘천 병원은 영안실이었고, 구리 병원은 살아나서 치료 받기 위해 가는 곳이었다. 차를 돌려서 급하게 갔다"고 털어놨다.

김수용은 의식이 돌아왔을 당시에 대해서는 "또렷이 기억이 안 난다. 물 속에 들어가면 귀가 먹먹하지 않나. 그런 소리가 들린다.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내가 잠들면 의식을 잃을까 봐 '어딘지 아세요? 이름이 뭐예요?'라며 계속 말을 시켰다. 내가 묻는 말에 대답 하더라. '저 교통사고 났나요?'라며 물었다고 하더라. 섬망 증세로 같은 질문을 서너번 반복했다"고 전했다.

이어 "병원에 있다는 건 사고가 났구나 싶었다. 엄지발가락, 손을 움직여 봤다. 새로 산 점퍼를 입고 갔는데 비싼 점퍼였다. 그게 생각이 나서 '점퍼는 어딨냐'고 찾았다. 가위로 잘라 너덜너덜해졌더라. 세탁소에 수선 맡겨놨다. 난 입을 거다. 날 다시 태어나게 해준 옷이니까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김수용은 "정신이 돌아오니까 여기가 중환자실이라는 공포감이 밀려왔다. 섬망으로 울부짖는 분, 돌아가시는 분도 계셨다. 그런 모습을 눈 앞에서 보고 있으니까 삶과 죽음에 관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 내가 죽었으면 너무 허무했을 것 같다. 서서히 아파오면서 죽는 게 아니라 돌연사? 누구에게나 이런 일이 오는 구나. 난 정말 운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강을 만만하게 생각했던 거 같다. 음식 가리지 않고 아무거나 다 먹고 담배도 피우고 운동도 제대로 안 하고. 이번 기회에 정신 제대로 차렸다"라고 덧붙였다.


김수용은 "의사가 20분 심정지에서 돌아온 것도 기적이지만, 너무 멀쩡해서 놀랍다더라. 마비가 오거나 말이 어눌해질 수 있다더라"라며 기적적인 회복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유퀴즈 캡처
/사진=유퀴즈 캡처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