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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영어 독해지문 난이도, 고교 학습수준 최고 5년 뛰어넘어"

뉴시스

입력 2025.12.11 10:21

수정 2025.12.11 10:21

사걱세·백승아 의원실, 2026수능 공동분석 자료 수능 영어 독해 최고 난이도 미국 13.38학년 수준 40% 이상 교과서 넘어…어휘도 교육과정 벗어나 수학 46문항 중 3개 고교 교육과정 범위·수준 밖 "'수능킬러문항 방지법'으로 공교육 불신 종식해야"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진행상황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5.11.1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진행상황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5.11.13.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독해지문의 최고 난이도가 현재 고등학교 학습 수준을 5년 가량 뛰어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과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공동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수능 영어 독해지문의 최고 난이도는 미국 13.38학년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능 시험 범위인 영어Ⅱ 교과서 4종의 최고 난이도인 미국 8.45~11.05학년 수준보다 최대 약 5학년 높은 수준이다.

수능 독해문항 난이도 비중을 살펴보면 영어Ⅱ 교과서 본문 지문은 4종 모두 80% 이상이 미국 10학년 이하 난이도로 분석됐으나, 2026학년도 수능 영어 독해지문은 40%가 교과서 수준을 넘어서는 미국 11학년 이상 수준이었다. 교과서 수준으로 지문은 60.72%에 그쳤다.



EBS에서 공개한 오답률 70% 이상 문항은 총 6개 난이도 분석 결과 평균 미국 11.86학년으로, 모두 영어Ⅱ 교과서 4종의 최고 난이도 지문의 평균인 미국 9.96학년(미국 고1)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휘면에서도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단어가 다수 발견됐다. 국가수준 교육과정에서 정하는 영어Ⅱ 사용 가능 어휘수는 2500개이고 이를 벗어난 수준의 어휘가 수능 지문에 나올 경우 주석을 달게 돼있는데, 독해 지문 총 25개 중 56%(14개)에 주석이 달려 있었다. 많은 주석이 달리면 제한된 시간 내에 풀어야 하는 수능 특성상 난이도가 상승한다는 지적이다.

사걱세는 "독해지문의 전반적인 난이도와 비중, 어휘 등을 보면 수능 시험은 시험범위로 지정돼 있는 영어Ⅱ 교과서 수준을 확연히 벗어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2018년 수능 영어 영역이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뀐 이유는 수험생 부담을 낮추고 고교영어교육을 활용 영어 중심으로 개편한다는 취지인데 최근 수능 영어 영역의 출제 경향을 볼 때 절대평가 도입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사걱세는 2026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의 경우도 전체 46개 문항 중 3개(6.5%)가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문항별로 보면 먼저 공통 21번은 여러 가지 수학 개념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지나치게 인위적이고 복잡한 함수가 포함돼 있어, 함수의 극한과 연속에 대한 교육과정의 평가 방법 및 유의 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공통 22번 문항은 지수 방정식을 포함하는 미지수 4개의 연립방정식 문제로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선택과목 '기하'에서 다루는 '방향백터를 이용한 직선의 방정식'을 이해하고 있는 학생에게 유리한 문항이라는 지적이다.

또 사걱세는 미적분 30번은 절댓값이 두 군데 포함된 함수의 그래프 개형을 그리고 역함수의 접선 기울기 관계를 다루어 교육과정 성취기준을 벗어났다고 밝혔다. EBS에서 공개한 각 문항별 정답률에 따르면, 이 세 문항은 정답률이 모두 5%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걱세는 학교교육만으로 수능을 대비할 수 없는 현실이 사교육 참여로 이어지며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수능 표준점수를 살펴보면 역대급 불수능이라고 평가됐던 2019학년도 수능 이후 시험의 난이도를 판단하는 지표인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와 수학 모두 140~150점 정도로 유지됐다.
영어의 경우도 2018년 절대평가 전환했으나, 2018, 2021학년도를 제외한 나머지 해에는 1등급 비율이 5~7%가량으로 그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2026학년도는 1등급 비율이 3.11%가 나오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퇴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사걱세와 백승아 의원실은 "이번 분석 결과로, 더 이상 교육부와 평가원의 현행 수능 출제 시스템을 가지고 학교교육만으로 대비 가능한 수능 출제를 할 수 없음이 명백해졌다"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수능에서 교육과정을 벗어난 고난도 '킬러문항' 출제를 금지하는 '수능킬러문항 방지법'을 통과시켜 수능은 학교교육으로 대비할 수 없다는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종식시키고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을 낮춰 민생경제의 안정 또한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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