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윤다정 기자 = 미군이 베네수엘라 앞바다에서 유조선 한 척을 나포한 것에 대해 베네수엘라가 강력히 반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외무부는 1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노골적인 절도이자 국제적 해적 행위에 해당하는 이 사건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나포했다. 지금까지 나포된 선박 중 가장 큰 유조선"이라며 사진을 포함해 추가 사항이 공개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그 문제는 나중에 관련자들과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분명히 말하자면, 아주 충분한 이유가 있어 나포된 것"이라고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후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은 엑스(X)를 통해 연방수사국(FBI), 국토안보수사국(HSI), 미국 해안경비대가 국방부의 도움을 받아 베네수엘라와 이란산 제재 대상 원유를 수송하는 데 사용된 원유 운반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유조선이 "외국 테러 조직을 지원하는 불법 석유 운송 네트워크에 연루된 혐의로 수년간 미국의 제재를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세계 석유 매장량 1위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재정 수입 상당 부분은 원유 수출에 의지하고 있다. 미군의 유조선 나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유 가격은 미 동부 기준 오후 3시 45분 현재 1.3%(약 75센트) 이상 상승했다.
유조선 나포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그는 9일 공개된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교체를 원하는지 질문받자 "그의 시간이 다 되어 가고 있다"(days are numbered)고 답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가 마약 카르텔을 통해 미국에 마약을 퍼뜨리고 있고 그 배후에는 마두로 정권이 있다며 지난 9월부터 인근 해역의 마약 운반선을 공격하고 항공모함 전단과 F-35 전투기, 원자력추진잠수함까지 배치했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현상금은 5000만 달러(약 730억 원)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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