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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고위인사 "무장해제는 영혼 빼앗는 것…'무기동결' 제안"

뉴스1

입력 2025.12.11 10:25

수정 2025.12.11 10:25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 지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지구 평화 구상안 2단계 시행을 앞두고 평화안이 요구하는 무장해제 요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전 수장이자 해외조직 책임자 칼레드 메샬은 10일(현지시간)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무기를 포기하는 것은 하마스의 "영혼을 제거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메샬은 "완전한 무장해제라는 생각은 저항 세력(하마스)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대신 무기의 동결, 혹은 보관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기 동결이 "이스라엘 점령에 맞서 가자지구의 군사적 긴장 고조를 막기 위한 보장책"이라며 "실용적인 미국의 사고방식이라면 이러한 구상이 미국 행정부와 합의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또 메샬은 국제안정화군(ISF)의 가자지구 파병을 두고 "유니필(UNIFIL,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처럼 국경을 따라 ISF가 배치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가자지구 내부에 국제군이 주둔하는 것은 팔레스타인 문화와 의식 속에서 점령군을 의미한다"며 가자지구 내 주둔에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 등 중재국가들뿐만 아니라 아랍·이슬람 국가들이 가자지구 내에서 먼저 긴장을 고조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증인'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위험은 시온주의 세력(이스라엘)으로부터 오지, 가자지구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20개 항목의 가자지구 평화안 가운데 1단계에 합의하면서 불안정한 휴전을 유지하고 있다.

1단계 합의에 따라 현재까지 하마스는 생존 인질 20명 전원을 석방하고 유해 28구 중 27구를 반환했다. 이스라엘도 약 2000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고 팔레스타인 사망자 시신 수백 구를 돌려줬다.


평화안 2단계는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이스라엘군 추가 철수·국제안정화군 파병, 가자지구 통치를 담당할 평화위원회 설립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양측이 서로 휴전 협정 불이행을 주장하고 있어 다음 단계 이행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는 29일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2단계 추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