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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라디오존데 국제표준 등재 '기후 관측 정밀도↑'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10:51

수정 2025.12.11 10:50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연구진이 라디오존데 교정을 위한 고층기상모사시스템을 작동하고 있는 모습. KRISS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연구진이 라디오존데 교정을 위한 고층기상모사시스템을 작동하고 있는 모습. KRISS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기상·기후 관측의 핵심 장비인 라디오존데의 성능평가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등재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라디오존데(Radiosonde)는 대형 풍선에 매달려 약 35 km 상공까지 올라가 기온, 습도, 기압 등의 기상 상태를 측정하는 관측기기로 온습도 측정 센서와 신호 송신기로 구성된다.

KRISS 열유체측정그룹이 웨덱스, 기상청, 한국기상산업기술원과 공동 개발한 ‘라디오존데 온도 센서 교정 시험법’이 기상학 분야의 국제표준(ISO 8932-1)에 채택됐다. 라디오존데 온도 센서의 성능을 정확히 평가하고 교정하는 국제적 기준을 최초로 마련해 전 세계 기후 예측의 정확도를 한층 높일 것이라는 기대다.

표준연에 따르면 기온은 기후변화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일차 지표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단기 날씨 예보는 주로 공기 순환이 활발한 대류권의 기온 데이터를 활용한다. 반면, 장기적인 기후변화 관측은 공기의 움직임이 적고 안정적인 성층권의 기온 데이터를 이용한다. 기후변화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성층권의 미세한 기온 변화를 지속해서 정밀하게 측정해야 한다.

성층권의 기온을 측정하는 도구가 바로 라디오존데다. 현재 전 세계의 기상청은 고층기상 기후 관측을 위해 라디오존데를 이용한다. 특히 대기 환경과 접촉해 데이터를 측정하는 라디오존데의 센서는 관측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번에 국제표준으로 승인된 ISO 8932-1 시험법은 고층 대기 환경에서 라디오존데 온도 센서의 측정오차를 교정하는 상세 기준과 절차를 규정한다. 이 시험법을 활용하면 최대 고도 40 km, 최저 기온 -85 °C의 환경에서도 라디오존데 온도 센서의 보정 오차를 0.1 °C 이내로 정밀하게 유지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신뢰받은 시험법이 제정됨에 따라 고층 기상 관측 데이터의 정확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라디오존데 제조업체는 제품 개발 단계에서 성능을 사전 시험해 개선할 수 있으며, 각국 기상 관측기관은 객관적인 기준으로 라디오존데의 성능을 검증하여 더욱 정확하고 안정적인 기상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KRISS 열유체측정그룹 김용규 책임연구원은 “이번 국제표준 제정으로 모든 국가가 신뢰할 수 있는 기상관측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정교한 전 지구적 기후 예측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