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시즌 초반 8연패 부진에 빠졌던 IBK기업은행이 여오현 감독대행 체제 전환 후 제대로 반등에 성공했다. 궤도를 되찾은 기업은행은 이제 봄 배구에 대한 희망도 키우게 됐다.
기업은행은 지난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진에어 2025-26 V리그 여자부 원정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4연승을 이어간 기업은행은 5승 8패(승점 16)로 6위에 자리했다. 기업은행의 반등으로 여자부 3위 GS칼텍스(승점 19)부터 6위 기업은행까지 4팀이 승점 1점 차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게 됐다.
기업은행은 올 시즌 정규시즌에 앞서 열린 코보컵 정상에 오르면서 V리그에서도 우승 후보로 언급됐다.
그러나 기업은행은 개막전 승리 후 8경기에서 내리 패배하면서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김호철 전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을 떠났고, 여오현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기업은행의 선택을 바라보는 배구계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여오현 감독대행이 선수단과 관계가 좋고, 수비 안정화에 적임자라는 평가가 있었으나 감독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흔들리는 팀을 맡는 것에 대한 우려가 따랐다.
그러나 여오현 감독대행 체제에서 기업은행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여 감독대행은 특유의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선수단에 불어 넣으면서 빠르게 분위기를 바꿨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6일 흥국생명과 홈경기 3-0 승리를 시작으로 4연승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기업은행 반등의 가장 큰 힘은 일단 달라진 팀 분위기다. 여오현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실수해도 자신감 있게 플레이 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최근 4연승을 기록하는 동안 경기당 평균 약 20개의 실책을 범하면서도 결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여 감독은 베테랑 리베로 임명옥에게 무한 신뢰를 보이면서 수비 안정과 공격력 강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여 감독대행은 공격력은 좋지만 수비가 아쉬운 육서영과 알리사 킨켈라를 동시에 투입하는 대신 임명옥을 뒤에 배치해 수비 불안을 없앴다. 임명옥의 수비 덕에 육서영, 킨켈라는 수비 부담을 조금 덜고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킨켈라를 아포짓 스파이커로 배치하면서 높이를 강화했고 에이스 빅토리아 댄처와 육서영을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 무조건 전위에 둘 중 한명이 자리해 공격의 파괴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가장 우려했던 세터 포지션에서 박은서가 잘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주전 세터 김하경의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박은서는 최근 양 날개는 물론이며 최정민, 이주아와의 호흡도 좋아졌다.
상승세인 기업은행은 오는 14일 '선두' 도로공사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기업은행이 도로공사까지 꺾고 5연승을 이어간다면 여자부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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