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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보다 쓸 돈 더 많아' 나라살림 적자 86조원 역대 세번째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11:37

수정 2025.12.11 11:36

기재부, 재정동향 12월호 발표
관리재정수지 적자 10조5000억 늘어
중앙정부 채무 1275조, 올들어 134조↑
국고채 조달금리도 3%대, 이자 부담↑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원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와 원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10월까지 나라살림 적자가 86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 2022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적자다. 나랏빚(중앙정부 채무)도 1275조원으로 열 달 새 134조원 늘었다. 13조원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소비쿠폰) 등 국채 발행이 크게 늘어난 게 이유다. 국고채 평균 조달금리가 2020년 이후 처음으로 3%대로 올라 이자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나랏빚 증가속도가 빨라 정부의 지속가능 재정과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는 정부 재정 상태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10월말 누계 기준 86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75조7000억원 적자)과 비교하면 10조5000억원 늘었다. 이는 2020년(90조6000억원), 2022년(86조3000억원) 이후 역대 세 번째 많은 규모다.

정부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반영한 관리재정수지를 111조6000억원 적자, 국내총생산(GDP) 대비 -4.2%로 잡고 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4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국민연금, 사학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42조1000억원(흑자)을 제외한 것이 관리재정수지이다. 관리재정수지는 실질적이고 직관적인 나라살림 지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커질수록 적자국채를 더 찍어야 하고 그만큼 나랏빚이 늘어난다는 의미다.

정부가 벌어들이는 총수입보다 쓴 돈이 더 많다. 10월말 누계 총수입은 540조8000억원으로 법인세수 증가 등에 따라 전년 동기보다 42조1000억원 늘었다. 총지출은 584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5조6000억원 늘었다. 이 둘을 뺀 통합재정수지가 44조억원으로 적자다.

나랏빚도 늘고 있다. 10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1275조3000억원. 지난해 말(1141조2000억원)보다 134조1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기초연금 등과 같은 경직성 복지지출, 국채이자 증가 등 정부가 손대기 어려운 고정된 의무지출이 더 빨리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국고채도 더 발행하고 있다. 올 1~11월 국고채는 220조8000억원어치가 발행됐다. 연간 총 발행한도의 95.5%를 채웠다. 발행 잔액은 1178조9000억원으로 매달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국고채 평균 조달금리는 11월 기준 3.01%로 전월(2.68%)보다 크게 올랐다. 발행물량이 많은 10년물 국고채는 발행금리가 3.344%로 전달(3.061%)보다 더 올랐다.
최근 지속되는 달러 수요 확대와 고환율, 외화 유출 불확실성, 잠재성장률 하락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금리가 오르면 국채 이자비용 부담도 커진다.
올해 국채이자만 34조원 정도를 내고 있는데 역대 가장 많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