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은 1979년 12·12 군사반란 직후인 12월 13일, 미국 뉴욕 언론 자유신문이 당시 신민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위한 국민연합 공동의장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전화 인터뷰 음성 자료를 11일 공개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인터뷰 음성 자료는 총 8분 13초 분량으로, 당시 국내 언론이 통제되고 비상계엄이 발령된 상황에서 이들이 군사반란 직후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을 보니 정승화 장군이 부상을 입고, 순천향대병원에 입원돼 있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다'는 기자의 말에 "사실과 다르다"고 답변했다.
그는 "국방부 장관이 발표한 담화에서는 정승화 장군을 체포하고, 관련된 장성들도 체포했다고 그랬다"고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직선제 등 개헌 과정에 대한 7가지를 발표했는데, 그 문제는 재야 세력과 다 합의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물론 다 합의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둘이 협력해 가자고, 손을 잡고 협력해 가자 얘기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둘 사이가 좋지 않다는 보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누가 그 마음대로 하는 말 아니냐"며 "그건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답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에게 "여기 사정이 인터뷰하기 어렵게 돼 있다"면서도 교포들에게는 "국가의 이익과 민주주의를 위해 애국심과 신중한 자세를 가지고 협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내에 있는 국민과 일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명림 김대중도서관장은 "12·12 직후 국내 상황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되는 인터뷰 자료"라며 "언론 통제와 비상계엄 아래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웠던 시기에 민주화 세력의 대표들이 어떤 판단과 인식을 하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드문 자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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