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뉴스1) 신성훈 기자 = 전국 문화재나 유적지 등 국가에 등록된 유산들을 관람할 때 꼭 하나씩은 볼 수 있었던 눈에 띄는 나무, 전국 문화재에 심어진 기념식수가 모두 불법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다.
지난 7월 경북 안동의 병산서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심어놓은 기념식수 비석이 사라졌을 때 '문화재 등 국가 유산에 별도의 허가 없이 나무를 심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최근 그 나무도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11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국가유산청의 '병산서원 윤 전 대통령의 기념식수 이식 요청' 공문에 따라 해당 나무를 병산서원 외부 뒷산으로 이식했다.
문제는 이 같은 기념식수들이 전국 문화재 곳곳에 있지만, 유산청은 이에 대한 허가 자료가 단 한 건밖에 없었다. 그 한 건은 지난해 밀양 영남루의 전 국가유산청장의 기념식수 행사였다.
국가유산청은 관계자는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기념식수와 사라진 비석이 언론에 논란이 되자 이번 기회에 선례를 보이려고 이식을 요청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전국 문화재에 심어진 수많은 기념식수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못했다.
가까운 하회마을, 도산서원, 경주 대릉원 등만 봐도 여러 유명인의 기념식수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국가유산청은 이에 대한 허가 자료와 추후 대책이 없었다.
문화재 보존업체 한 관계자는 "수십 년을 문화재 보수와 보존에 대한 일을 해왔지만, 기념식수를 이렇게 치워버리는 행태는 처음 봤다"며 "이제 전국 문화재에 있는 기념식수들을 다 뽑아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병산서원 인근 주민들은 "대통령이 감옥에 갔지만 나무는 무슨 죄라고 뽑느냐"며 "정치적인 행태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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