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멕시코, 韓·中 등 FTA 미체결국 최대 50% 관세 인상…업계 긴장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13:54

수정 2025.12.11 13:54

1월부터 전략 품목 관세 20~50%로 상향
한국 주력 수출품 다수 포함…자동차·기계 타격권
미국·USMCA 협상 앞둔 대중 견제 전략도 작용한 듯
연합뉴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멕시코가 한국과 중국 등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내년부터 자동차·기계·철강 등 총 1463개 전략 품목에 대해 최대 50%까지 관세율을 올리기로 했다. 멕시코를 중남미 교역 허브로 활용해온 한국 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멕시코 상원은 10일(현지시간) 일반수출입세법(LIGIE) 개정안을 찬성 76표로 통과시켰다. 앞서 하원도 같은 날 새벽 찬성 281표로 의결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 서명 이후 내년 1월부터 즉시 시행될 전망이다.



초기 설계안은 0~35%인 기존 관세율을 최대 50%까지 올리는 내용이었으나 하원 심의 과정에서 경제인 단체 의견이 반영돼 대부분 품목은 20~35% 수준으로 조정됐다. 다만 새롭게 관세가 부과되는 316개 품목이 포함되며 일부는 최소 5%에서 최대 50%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종 적용 품목과 관세율은 관보 발표 이후 확정된다.

관세 부과의 가장 큰 타격 대상은 중국이다. 중국은 최근 10년간 멕시코와 교역 규모가 2배로 증가했지만 무역수지는 대부분 멕시코의 적자로 누적돼 왔다. 지난해 기준 중국과의 무역 적자는 약 1200억달러(약 176조원)에 달했다. 멕시코 정부가 전략 품목 중심으로 관세를 강화한 배경에는 중국산 제품 급증을 통제하려는 구조적 목적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역시 영향권에 있다. 올해 3·4분기까지 한국은 멕시코와의 교역에서 120억98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기계·전자 부품 등은 멕시코가 이번에 전략 품목으로 지정해놓은 분야와 상당 부분 겹친다. 한국과 멕시코는 투자보장협정(2000년)을 체결했지만 관세 조치를 방어할 수 있는 FTA는 부재하다. 2006년 이후 이어져온 FTA 협상도 지금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번 조치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는 국가는 한국 외에도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아랍에미리트(UAE),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있다. 반면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등 FTA 체결국은 관세 인상에서 제외된다.

관세 인상 배경에는 미국과의 통상 전략도 깊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멕시코는 무역의 80%가 미국으로 향하고, 수입의 40% 이상도 미국에서 들어오는 등 경제 구조상 미국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8399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멕시코 정부가 이번 조치를 취한 것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검토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관세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멕시코도 중국과 일정 거리두기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업들은 최종 품목 목록과 관세율에 따라 실질적 영향 폭이 갈릴 전망이다.
각 업계는 관보 발표 직후 품목별 세부 내용을 분석해 대응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제 #미중경쟁 #지방정부부채 #시진핑전략 #LGFV #SCMP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