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2025 세계개발보고서: '개발을 위한 표준'
"경제성장·무역·기술확산 등 기반 이루는 핵심 인프라"
한국 전후 복구 단계부터 기술강국 도약까지 과정 소개
표준(Standard)을 경제성장·무역·기술 확산·국가경쟁력의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며, 개발도상국이 벤치마킹해야 할 대표적 모델로 우리나라를 꼽은 것이다.
세계은행은 12일(현지시간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 세계개발보고서(WDR): 개발을 위한 표준'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세계은행에서 1978년부터 매년 개발 협력 관련 특정 주제를 선정해 정책적 함의 등을 분석하는 보고서다.
올해 주제인 '개발을 위한 표준'은 제품·서비스 및 기술이 안정적이고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합의된 기술규격 및 절차를 뜻한다.
세계은행은 보고서에서 표준(Standard)을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경제 성장과 무역, 기술 확산, 국가 경쟁력의 기반을 이루는 핵심 인프라"로 규정하고, 우리나라를 '전략적 표준화를 통해 산업 변혁에 성공한 사례'로 소개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전후(戰後) 복구 단계부터 글로벌 기술강국으로 도약하기까지 표준을 산업정책의 중심 도구로 활용한 점을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60년대 수출주도형 산업화 전략을 채택하면서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가 품질 인프라(NQI)를 구축했다.
계량법 등 관련 법령을 제정하고 1963년 KS 인증마크를 도입 후 인증 우대조치를 통해 초기 수출 산업에 품질관리를 내재화했다. 또 국제 표준과의 정합성을 높이기 위해 1963년 국제표준화기구(ISO)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후 1970년대부터 1990년대에는 표준제도를 고도화했다. 1980년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의 표준제도 확립의무를 헌법에 명시하고, 10개년 산업표준화계획(1971~1980년)을 마련하는 등 제도적 기반을 확충했다.
국내 표준 준수 역량을 국제 기준에 맞추기 위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산업 전략을 중화학공업 중심으로 전환했다.
1990년대 이후 민간에 표준 개발 참여 권한을 부여하며 표준의 산업 적합성을 제고했으며, 표준 관련 국제논의 참여를 확대했다.
특히 2015년 이후 최근에는 인공지능(AI), 5G 등 우리나라가 기술적 우위를 가진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표준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이 같은 한국의 표준 전략화 역사를 소개하며 "정부주도로 표준 관련 법제 기반과 품질 인프라를 신속하게 정비하고, 민관·국제협력을 통해 표준을 국가 경제발전에 전략적으로 활용한 한국 사례로부터 많은 개발도상국이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평가했다.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이 표준을 국가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적응(Adapt) ▲정렬(Align) ▲참여(Author)를 포함한 '3A 전략'을 제시했다.
표준 발전 초기 단계에서는 국제 표준을 각 국가의 표준 준수 역량 등 상황에 맞게 현지화(적응)하고, 국가 표준 역량이 높여 국내 시장 표준을 국제 표준에 일치시키며(정렬), 해당 국가의 경험 및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표준을 제정하는 등 국제표준 논의에 적극적으로 동참(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 국내 표준 역량을 고려한 적정 수준의 표준 목표를 설정하고, 품질 인프라 구축을 통한 역량 강화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글로벌 공동체의 경우 개도국 친화적인 국제 표준 논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개도국의 참여를 지원하고, 다양한 표준 준수 역량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계층적 표준(Tiered Standards)을 도입할 것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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