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하게 활약한 외야수를 꼽는다면 단연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이다. 2021년부터 5년 동안 네 차례나 골든글러브를 받았는데, 이 기간 외야수 부문 세 차례 이상 수상자는 그가 유일했다.
구자욱은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총 유효표 316표 중 217표를 받아 안현민(KT 위즈·251표),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131표)와 함께 외야수 부문 수상자가 됐다.
2021년 첫 골든글러브를 받았던 구자욱은 이듬해 빈손에 그쳤지만, 2023년부터 3년 연속 황금 장갑을 품었다.
구자욱은 5년간 628경기에 나가 타율 0.320, 776안타, 90홈런, 408타점, 439득점, 6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03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이 기간 안타·득점 1위, 타율·장타율 3위, 출루율 4위, 타점 공동 6위, 홈런 공동 10위 등 대부분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KBO리그 대표 외야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구자욱은 "골든글러브를 처음 받았을 때는 어린아이처럼 그냥 좋았다. 이 상이 주는 기쁨은 어떤 상보다 컸다. 그래서 매년 골든글러브를 받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좋아하는 야구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구자욱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야구에 더더욱 깊게 빠져들었다. 정말 진중한 태도로 야구를 해왔다. 5년 동안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땀을 흘렸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네 번이나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시상식 무대에 올라갔던 양의지(두산 베어스)는 역대 최다 타이인 10차례 수상 기록을 작성했다. 또한 최고령 수상(41세 11개월 23일) 기록을 세운 최형우(삼성)도 8차례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구자욱은 두 베테랑 선배를 보며 강한 동기부여도 얻었다. 그는 "최형우, 양의지 선배가 골든글러브를 많이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두 선배처럼 오랫동안 노력하고 기량을 유지해서 골든글러브를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먼저 5번째 골든글러브부터 채우겠다"고 웃었다.
2012년 삼성의 지명을 받은 구자욱은 입단 동기보다 늦은 2015년에 1군 무대를 처음 밟았지만, 10년 넘게 최고의 선수로 활약하는 중이다. 많은 걸 이뤘으나 아직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올해 플레이오프 탈락 등 아쉬움을 삼켰던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에 힘썼다.
삼성은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와 '홈런왕' 르윈 디아즈를 붙잡았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강타자' 최형우를 영입했다. 특히 최형우의 합류로 KBO리그 최강 타선을 구축하며 내년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구자욱은 "우리 팀 타선이 더 강해졌다. 너무 든든하신 분(최형우)이 오랜만에 돌아오셔서 기쁘다. 최형우 선배와 '함께 뛸 날이 올까'라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그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 기분 좋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 구단에서도 (적극적인 투자로) 이제 '야구 잘하자'가 아니라 '1위 하자'로 바꾸도록 해주셨다. 주장으로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아직 마지막 퍼즐이 남아있다. 네 번째 FA를 신청한 포수 강민호와 재계약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 앞서 박세혁(트레이드)과 장승현(2차 드래프트)을 영입하며 포수진을 보강했지만, 강민호를 잡아야 한다는 기조엔 변함이 없다.
구자욱도 "강민호 선배가 삼성을 사랑하기 때문에 다른 팀으로 떠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잔류하겠다고 나와 약속하기도 했다. (재계약을 위해 노력 중인) 구단과 강민호 선배 모두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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