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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선포' 이후 2026년 글로벌 3위 정조준 잰걸음
중장기 대형 공급계약 체결 추진
[파이낸셜뉴스] 이차전지 전해액 전문기업 엔켐이 지정학적 갈등, 전기차(EV) 둔화 등 2026년 글로벌 리스크 확대에 대응해 내실 경영과 글로벌 수주 확대를 병행하는 ‘투 트랙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EV 시장의 성장 정체가 이어지면서 엔켐은 ESS, 드론, 로보틱스 등 신흥 모빌리티 분야로 수요 기반을 넓히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비상경영 체제 가동 이후 엔켐은 북미와 중국을 중심으로 대형 공급계약 논의를 빠르게 확대했다. 특히 글로벌 톱 티어 배터리 제조사와의 1조 5000억원 규모 계약 체결은 계획대로 진전되고 있고, 중치신능·에스볼트·DFD 등과의 공급계약도 잇따라 확정 또는 마무리 단계에 있다.
올해 확정 또는 예정된 중장기 공급 프로젝트의 계약 기간 동안 납품하게 될 예상 물량은 총 39만 톤으로, 2024년 대비 약 8배 수준이다.
수주 지역의 중심축도 변하고 있다. 2025년까지는 중국 기업들과의 공급계약이 대부분이었지만 2026년 이후에는 북미 지역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북미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글로벌 배터리사와 완성차 합작법인(JV)들과의 협의가 최종 단계에 있으며, 전해액 외에도 리사이클 NMP(R-NMP), CNT 도전재, CI-슬러리, 분산제, 첨가제 등 신사업 소재까지 확대되면서 고객 포트폴리오 역시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ESS 시장 확대'도 엔켐의 중요한 기회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 ESS 시장은 2025년 30% 이상 성장이 예상되며, 미국과 유럽에서도 대규모 프로젝트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엔켐은 북미 전해액 시장에서 약 50%의 점유율(2025년 상반기 기준)을 확보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들과 ESS용 고안정성·장수명 전해액 공급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드론, e-모빌리티, 로보틱스, 휴머노이드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 대응하는 전해액 개발도 지속되고 있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강화되고 있다. 엔켐은 고전압·고실리콘·장수명 기반 전해액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배터리 케미스트리를 아우르는 제품군을 확보했다. LFP 전해액, 실리콘 음극용 전해액, LMR 전해액 등 주요 기술은 이미 글로벌 고객사 공급을 통해 성능과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 국가전략기술 선정과 소부장 으뜸기업 지정 등을 통해 국내외에서 기술 우위를 입증하고 있다.
유럽 사업은 최근 EU가 발의하는 산업촉진법을 통해 추가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CA가 시행되면 EU 역내 핵심소재 공급망 강화, 투자 인허가 간소화, 배터리 소재 프로젝트 지원 등 정책적 혜택이 확대될 전망이며, 폴란드 13만 톤, 헝가리 7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엔켐은 유럽 배터리 공급망 내 핵심 공급사로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 공급망 역시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 엔켐은 중국·미국·유럽에 걸쳐 생산거점을 조기에 구축하며 글로벌 고객사와 장기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전해액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 AMPC(첨단제조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어 북미 사업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한편 엔켐은 현재 글로벌 전해액 공급사 4위로, 이번 대규모 수주가 본격 현실화되면 2026년 글로벌 3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중국계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과 정면 경쟁하는 전해액 소재 기업이라는 점에서 시장 내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엔켐 관계자는 “변동성이 커지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도 내실을 다지면서 동시에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는 투트랙 경영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ESS·신모빌리티 등 미래 수요 기반 시장을 선제적으로 개척하고 기술 혁신을 가속화해 글로벌 톱티어 전해액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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