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015년 어떤 사건 있었을까…책으로 기록하는 경찰청 사람들 [넘버112]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7 10:47

수정 2025.12.17 14:48

경찰청 한국경찰사편찬TF 조충식 경사

조충식 경찰청 경무기획관실 한국경찰사편찬TF 경사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1층 로비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 백범 김구 흉상 동상 옆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조충식 경찰청 경무기획관실 한국경찰사편찬TF 경사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1층 로비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 백범 김구 흉상 동상 옆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창경 80주년, 역사를 품고 내일을 연다."
조충식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실 한국경찰사편찬TF(태스크포스) 경사는 17일 "TF가 과거랑 미래를 잇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옛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또 미래를 준비해 나간다는 의미를 담아 해당 문구를 슬로건으로 선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10년마다 펴내는 경찰史… 직접 원고 작성

한국경찰사편찬TF는 한국 경찰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정리하기 위해 10년 주기로 꾸려지는 조직이다. 경찰 조직과 직무의 변천, 활동의 공과, 전통과 업적 등을 종합적으로 기록한다. 지난 1972년과 1973년 발간된 한국경찰사 1·2권을 시작으로 1985년부터 10년마다 책을 펴내고 있다.



올해는 경찰 창설 80주년을 맞아 2015년부터 2024년까지의 역사를 경찰사 7권에 담아내야 한다. 책 한 권 분량만 해도 1500쪽에 달한다. 이를 위해 경찰청은 지난 3월 경정급 1명을 포함한 7명의 전담 TF를 구성했다. 2016년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직한 조 경사는 평소 역사 분야에 관심이 깊어 TF에 지원해 합류했다. 그는 "경찰 조직의 역사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일한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TF의 주요 업무는 방대한 사료를 정리한 뒤 이를 토대로 원고를 작성하는 일이다. 최근 10년간 경찰 역사를 총망라해야 하는 만큼 확보해야 할 자료도 상당하다. TF는 경찰 기능별 부서에 협조를 요청해 자료를 확보한 뒤 이를 취합해 객관적이고 균형 있게 기술하는 역할을 맡는다.

조 경사는 "경찰 역사라고 하면 조직과 활동의 변화가 대표적인 영역"이라며 "조직 규모가 어떻게 확대·축소됐는지, 교대근무와 같은 제도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또 어떤 수사를 통해 어떤 성과를 냈는지 등을 기능별로 자료를 모아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올해 창경 80주년을 맞아 역사를 기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고 했다. 조 경사는 "최근 10년 동안 대형 사건이 잇따랐고,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제 시행 등 조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라며 "이런 복잡한 변화 속에서 경찰의 역할과 제도 변화의 흐름을 기록해 미래 세대가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AI로 경찰영웅 복원 등 홍보 활동도 병행

TF는 원고 작성뿐 아니라 경찰사 홍보를 위해 다양한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3대가 경찰관인 가족을 인터뷰해 카드뉴스를 제작했다. 가족의 경험을 통해 수십 년간의 경찰 조직 변화를 이야기 형태로 담아내 내부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7월에는 사진작가 라미씨와 협업해 6·25 참전 경찰관과 현직 경찰관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데 이어 8월엔 유튜버와 함께 역사 속 경찰 영웅들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했다.

유튜버 '그려드림'과 협업해 AI로 복원한 역사 속 경찰영웅들. 왼쪽부터 김구, 문형순, 차일혁, 안병하, 이준규. 경찰청 제공
유튜버 '그려드림'과 협업해 AI로 복원한 역사 속 경찰영웅들. 왼쪽부터 김구, 문형순, 차일혁, 안병하, 이준규. 경찰청 제공

조 경사는 "경찰 역사 홍보를 위해 전 세대를 어우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까지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직접 제작한 카드뉴스가 경찰 구성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거나 TF가 만든 영상을 중앙경찰학교 등에서 교육 자료로 활용하고 싶다며 요청이 왔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내년 초 발간…“선배들의 헌신 잊지 않을 것”

TF의 1년 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한국경찰사 7권은 내년 초 완성될 예정이다. 책이 발간되면 TF의 업무도 마무리된다.
다음 TF는 다시 10년 뒤 새롭게 꾸려질 전망이다.

조 경사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이 있다"며 "이번 TF 업무를 통해 이름 석자를 경찰 역사서의 한 페이지에 남길 수 있다는 게 큰 사명이자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배 경찰의 활동과 업적, 헌신을 탐구하고 기록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 정신을 잃지 않겠다"며 "앞으로 하는 일 또한 역사에 남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책임감 있게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