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美, 유럽에 러 동결자산 활용 및 에너지 공급재개 구상 전달"

뉴스1

입력 2025.12.11 16:07

수정 2025.12.11 16:07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이 유럽에 우크라이나 재건 및 러시아의 세계 경제 복귀 구상에 대한 계획을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의 부속 문서를 통해 유럽에 제시한 계획에는 미국 금융회사 등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2000억 달러 규모의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하는 계획이 담겼다.

이 계획에는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원자력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신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종전 협상에 참여한 미국 관계자들은 미국이 동결 자산을 관리한다면 자산 규모가 8000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부속 문서에는 미국 기업들이 희토류 채굴과 북극해 석유 시추 등 러시아의 전략 산업에 투자하고, 러시아가 서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에 에너지를 다시 공급하도록 돕는 방안도 담겼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의 동결 자산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대출을 제공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EU와 유럽의회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오는 2027년 가을까지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WSJ는 미국의 제안에 대해 종전 협상에서 벌어지는 충돌이 국경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점점 경제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며 유럽의 경제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이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을 재개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러시아의 경제 회복과 군사력 강화로 이어져 유럽이 느끼는 러시아의 위협은 더욱 고조된다.
이에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유럽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가자지구를 '중동의 리비에라'(지중해 해안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이 유럽을 분할했던 얄타회담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