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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마이크 끄시게요?' 곽규택 '항의 스케치북'…우의장 '난색'(종합)

뉴스1

입력 2025.12.11 16:15

수정 2025.12.11 16:33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며 펫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12.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며 펫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5.12.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12.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0회국회(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5.12.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서미선 임윤지 홍유진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간 충돌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단' 사태가 벌어진 지 이틀 뒤인 11일에도 우 의장과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신경전을 이어갔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서 스케치북을 통해 우 의장에 대한 항의를 표시했다.

곽 의원이 고개를 푹 숙여 인사하자 우 의장은 "이렇게 서로 인사하는 것이 국회를 존중하는 것이고, 또 국민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격려했지만, 화해 분위기는 얼마 가지 않았다.

곽 의원은 연단에 서자마자 '61년 만에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 방해한 곳'이라는 문구가 적힌 스케치북을 설치하며 "국회의장님께서 국회 담벼락에다가 본인을 기념하기 위해 담을 넘은 곳이라고 설치를 해놨다"며 "제가 의장님 좋아하기 때문에 하나 더 기념하시라고 만들어왔다"고 했다.

우 의장은 당황한 듯 지난 9일 나 의원의 마이크를 끈 일에 대해 "시작부터 국회법을 지키지 않겠다고 선언까지 하고, 의장의 요청을 거부한 것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서 발언을 중단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스케치북에 대한 항의가 나오자 우 의장은 "그냥 두셔도 괜찮다"라면서도 "회의 진행을 방해하는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국회법을 본인이 계속 어기겠다고 하니까 그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고 경고했다.

곧이어 우 의장이 "곽 의원도 (나 의원이) 무선마이크를 가져온 점에 국민들한테 사과하라"고 하자, 곽 의원은 "(무선마이크가 아니라) 무선 녹음기"라고 짧게 받아쳤다.

곽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가는 동안 민주당에서는 "내리라고" "뭐 하는 거냐"는 항의가 터져 나왔다.

이에 우 의장이 "피켓이 회의 진행에 방해되기 때문에 내려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하자, 곽 의원은 '국회의장님, 또 마이크 끄시게요?'라고 적힌 면으로 넘겨 대답을 대신했다.

곽 의원은 필리버스터 도중 '법 왜곡죄? 판검사 협박수단'이라고 적힌 면으로 바꿔 들기도 했다. 그는 "이게 러브 액츄얼리라고 하는 영화에서 나오는 것을 본떴다"며 "좀 예쁘게 성탄절 분위기도 내려고 빨간색에 무늬도 넣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곽 의원이 필리버스터 도중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에 대한 비판을 하자, 우 의장은 "안건과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제지하는 일도 있었다.

곽 의원은 "알겠다"며 다시 스케치북을 '국회의장님, 또 마이크 끄시게요?'라고 적힌 면으로 바꿨다. 국민의힘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오자 우 의장은 스케치북 내용을 의식한 듯 "방해하는 게 아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되기 전에도 신경전은 있었다. 우 의장은 필리버스터 직전 지난 9일 나 의원의 마이크를 끈 일과 관련해 "국회법에 따른 합당한 조치"라는 입장을 밝혔다.

우 의장은 "국회법이 정한 무제한 토론은 시간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고, 의제는 국회법의 제한을 받는다"며 "이러한 규정이 지켜지지 않을 때 의장은 국회법에 따라 경고나 제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 의장 발언 내내 "의장 그만해요" "그만둬라" "마이크 끄는 의장이 어딨어" 등 항의를 지속했다.
우 의장이 이에 "잘 들어보세요"라고 하자 국민의힘에선 "뭘 들어요 듣긴"이라는 항의가 나왔다.

앞서 우 의장은 이틀 전 본회의에서 나 의원이 가맹사업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통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와 과거 패스트트랙 사태 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자 '의제 외 발언'이라는 이유로 마이크를 수차례 껐다.
같은 날 장내 질서 유지를 명목으로 필리버스터 도중 2시간가량 본회의를 정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