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20일 부패 수감' 佛사르코지 "침대 너무 딱딱…샤워기 수압 약해"

뉴스1

입력 2025.12.11 16:34

수정 2025.12.11 16:34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20일간의 수감 생활을 기록한 책 '감옥의 일기'를 출간했다.

10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이 책은 사르코지가 지난 10월 21일부터 11월 10일까지 파리 라산테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한 내용을 담았다.

사르코지는 2007년 대선 당시 리비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으로부터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하는 데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0일간 수감됐다가 검찰 요청에 따라 법원이 석방을 허용했다.

책에서 사르코지는 자신의 수감 생활을 '지옥'에 비유하며 자세하게 묘사했다.

그는 12㎡ 크기 독방이 "강화 문과 감시용 구멍만 아니었다면 싸구려 호텔방 같았을 것"이라고 불평했다.

창문은 거대한 플라스틱 판으로 막혀 바깥 풍경이나 날씨를 알 수 없었고, 침대에 누웠을 때는 "군 복무 시절에도 느껴보지 못한 딱딱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샤워기의 수압도 약했고, 그마저도 금방 끊겨 계속 버튼을 눌러야 했다고 한다. 식사는 흐물흐물하고 축축한 식감에 바게트가 제공됐는데, 그는 냄새가 메스꺼워서 유제품과 시리얼 바로 끼니를 때웠다고 밝혔다.

하루 23시간을 독방에서 보낸 그는 수감자들로 바글바글한 운동장 사용을 거부했다. 대신 작은 체육관에서 운동했다. 밤에는 수감자들의 고성과 쇠창살 두드리는 소리 때문에 제대로 잘 수 없었다고 한다.

사르코지는 책에서 자신을 프랑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법 피해자인 알프레드 드레퓌스에 비유했다. 그는 "내 사건과 그의 사건 둘 다 조작된 문서에서 시작됐다"며 자신의 유죄 판결을 정치적 음모로 몰아갔다.

또 그는 억울하게 투옥된 주인공이 복수하는 내용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감방에 들고 갔는데, 이 역시 계산된 행위로 해석된다.


반전은 사르코지가 지옥이라고 묘사한 감옥이 사실은 VIP 전용 공간이었다는 것이다. 개인 TV와 냉장고, 샤워 시설, 조리용 화구까지 구비된 공간이었다.
심지어 동료 재소자들로부터 신변 위협을 우려해 옆방에는 경찰관들이 24시간 상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