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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선문답 같지만 무릎 탁!칠 법륜스님의 답…'탁! 깨달음의 대화'

뉴시스

입력 2025.12.11 17:01

수정 2025.12.11 17:01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평화운동가이자 사상가, 수행자인 법륜 스님이 신간 '탁! 깨달음의 대화'(정토출판)를 냈다.

복잡한 마음을 단번에 '탁!' 하고 멈추게 하는 단문 중심의 대화집이다. 수십년간 이어온 '즉문즉설' 중에서도 마음의 핵심을 찌르는 문장들을 선별해 선문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책은 부처님의 '수기설법(隨機設法)'처럼 질문자의 형편에 맞춰 비유를 들며 괴로움이 특별한 문제가 아니라 '살면서 그럴 수도 있는 일'임을 스스로 인식하도록 이끈다.

저자는 여는 글 '깨달음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즉문즉설은 지금 여기에서 즉시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깨달음의 대화"라면서 "괴로운 삶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살기 위해 사람들은 질문을 한다.

그러나 그 길은 질문하는 사람 자신에게 있다. 그래서 저는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도로 질문할 뿐이다. 대화를 하다 보면 질문자는 스스로 자신의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비둘기는 잘 날고, 펭귄은 헤엄을 잘 치며, 타조는 잘 달리지요?"
"네."
"비둘기나 펭귄이 아무리 달려도 타조만큼 빨리 달릴 수 있습니까?"
"아니요."
"그러면 비둘기나 펭귄은 열등한 존재입니까?"
"아니요."
"펭귄과 타조가 비둘기만큼 잘 날 수 있습니까?"
"아니요."
"그러면 펭귄과 타조는 열등한 존재입니까?"
"아니요."
"비둘기나 타조가 펭귄만큼 헤엄을 잘 칠 수 있습니까?"
"……!"
"비둘기는 날면 되고 펭귄은 헤엄치면 되고 타조는 달리면 됩니다. 각각의 존재는 서로 다를 뿐, 우등하거나 열등한 것이 아닙니다." (16~17쪽)

"저는 얼마 전에 입대했는데요, 군대를 제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아 변화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방에서 나올 때 신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기를 바란다면 지금 들어갈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들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아무것도 안 하고, 나올 때 신발이 가지런하기를 바라고 있네요."
"…… 아!"

대화 내용이 짧고 진행이 긴박해 마치 스님들의 선문답 같지만 그렇다고 선승들의 문답처럼 난해한 문제들을 다루는 게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사람들 누구나 맞닥뜨리는 고민을 쉽게 해결하고 있다.

그래서 짧게 읽어도 깊게 스며들고, 한 번 넘겨도 다시 찾게 된다. 현대인의 고민을 명료하게 비춰주는 '마음 사용설명서'처럼 느껴진다.

책은 '왜 사는가' '임신' '잘하는 게 없어요' '꿈' '삶과 죽음' '장애' '진로' '텅 빈 마음' '이혼' '도박' '시누이' '실연' '불안함' '술' '가면' '화' '질투' '억울' '부부싸움' '부자 남편' '트라우마' '결혼 상대' '욕심' 등 질문자의 다양한 고민들과 법륜 스님의 답변을 실었으며,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은 국내에서 1300회 이상 진행됐고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약 17억 회를 기록했다. 저자는 '개인의 수행과 사회 참여는 둘이 아니다'라는 사상을 바탕으로, 한반도 환경·평화통일·난민지원·국제구호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 공로로 2002년 라몬 막사이사이상과 2020년 니와노 평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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