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디지털 아티스트 마이클 윈켈만(예명 비플, Beeple)은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트 바젤 2025' 행사에서 '레귤러 애니멀스'(Regular Animals)라는 로봇개들을 선보였다.
로봇개들은 '극사실주의'로 표현한 유명인 얼굴을 하나씩 달고 있다. 머스크, 김정은은 물론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를 비롯해 파블로 피카소, 앤드 워홀 등 현대미술의 거장들도 등장했다.
로봇개들은 우리 안을 돌아다니며 실제 개처럼 앉았다 일어났다 자세를 바꾸거나 어딘가를 응시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전시의 백미는 '배변'을 떠올리게 하는 로봇개들의 사진 출력이었다. 개들은 가슴에 달린 카메라로 저마다 주변을 촬영한 뒤 인공지능(AI) 필터로 보정한다. 사진은 로봇개의 엉덩이 쪽에 내장된 프린터를 통해 개가 대변을 보듯 바닥에 떨어진다.
로봇개들은 박람회 동안 사진 1000장을 촬영했고 이 중 256장은 무료 대체불가토큰(NFT)을 받을 수 있는 QR코드가 들어 있다.
각 2점씩 한정판으로 제작된 로봇개들은 마리당 10만 달러(약 1억 4700만 원)라는 고가에도 완판됐다.
비플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로봇 공학과 AI 덕분에 정적이지 않고 세상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역동적으로 느껴지는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카소 로봇개는 피카소 화풍의 사진을, 워홀 로봇개는 워홀 스타일의 그림을 배출한다"며 "정확히 어떤 그림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종의 생성형 예술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피카소의 그림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꿨고 워홀은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꿨다"며 "지금은 강력한 알고리즘을 통제하는 머스크, 저커버그 같은 기술 거물이 우리의 세계관을 재구성한다"고 지적했다.
비플은 "누구를 비난하려는 건 아니지만 저커버그와 머스크가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들을 싫어하진 않지만 소수의 사람이 너무 큰 권력을 가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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