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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AI가 음악인 적? 외려 창작 영역 넓혀줄 것"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18:24

수정 2025.12.11 18:24

이규낙 칼빈대 실용음악과 교수
단 몇 분이면 초안 수준 음악 완성
그 위에 나만의 감성 덧댈 수 있어
많은 사람들에 작곡 기회 열릴 것
AI 거스를 수 없어 상생 모색해야
이규낙 칼빈대 실용음악과 교수. 사진=강경래 기자
이규낙 칼빈대 실용음악과 교수. 사진=강경래 기자
"인공지능(AI)이 음악가를 대체하기보다 음악가 영역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봅니다."

이규낙 칼빈대 실용음악과 교수(사진)는 11일 "AI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기본적인 스케치를 제공하면, 음악가는 그 위에서 더욱 섬세한 표현과 감정, 정체성을 담아낼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AI 기술 등장이 인간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다. 특히 '수노(SUNO)' 같은 생성형 음악 AI는 음악 제작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전에는 작사와 작곡, 편곡, 녹음, 믹싱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었지만 이제는 AI 기술을 활용해 초안 수준 음악은 몇분 안에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됐다"며 "지금 변화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며 음악가 등 많은 창작자들은 향후 AI 기술로 인해 설 자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로 AI 기술로 인해 창작과정의 진입장벽이 낮아져 더 많은 이들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고 본다"며 "이에 따른 많은 아이디어와 사업 기회가 생겨날 수 있다. 변화는 거스를 수 없으며 함께 가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송가인과 신유, 김다연, 안성훈, 코요태, 박정현, 이영현, 소향 등 국내 유수의 가수들 음반 작업에 참여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음반 작업으로 신유가 부른 '러브스토리'를 꼽았다. 그는 "조선 후기 실존 인물 '원이 엄마'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가 현대 음악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에서 감회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K팝이 어떻게 글로벌 콘텐츠와 결합해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후 국내 음악가들에게 해외 클라이언트들이 K팝 스타일 사운드 디자인, K팝 느낌 보컬 프로듀싱을 요청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며 "예전에는 아이돌 중심 장르로 K팝을 인식했다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계기로 하나의 '음악적 언어'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한국 음악이 해외 시장에 도전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글로벌 뮤직 트렌드를 주도하는 위치에 있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이 새로운 매체와 결합한 콘텐츠가 그 흐름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교수는 K팝이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위해 정체성과 창의성 간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K팝의 장점은 동양적 감성과 치밀한 편곡, 세련된 퍼포먼스, 뛰어난 기량의 아티스트가 함께 어우러지는 독특한 정체성에 있다"며 "이 본질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사운드의 연구, 장르의 확장, 음악적 실험, 음악적 기술을 과감히 실행하고 받아들이며 균형을 지켜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K팝이라는 장르에만 갇혀서는 안 된다.
글로벌 대중 취향은 늘 변화하기 때문"이라며 "과감하고 새로운 시도를 위해 음악인뿐 아니라 제작자, 창작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