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국립중앙박물관(이하 국중박)이 11일 오후 2025년 연간 누적 관람객 600만 명을 넘어섰다.
국중박에 따르면 관람객 600만 명은 지난 10월 500만 명을 돌파한 뒤 두 달 만에 세운 기록이며, 올해는 1945년 개관 이후 가장 많은 관람객이 찾은 한 해가 됐다.
이날 600만 번째 관람객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서 쌍둥이 자녀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노용욱 씨 가족이었다.
노 씨는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와 어린이박물관을 보기 위해 처음 왔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아이들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게 됐는데, 600만 번째 관람객이 되어 놀랍고 기쁘다"고 말했다.
600만 명 돌파 직후 입장한 첫 외국인 관람객인 덴마크인 라쎄(Lasse)씨는 "덴마크 인구가 약 600만 명인데 한국에서 600만 명이 박물관을 찾았다는 사실이 인상 깊다"며 "한국인 아내와 함께 한국 문화를 이해하고 싶어 방문했고,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을 특히 기대해 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5년 관람객 수는 2005년 용산 이전 개관 첫해 관람객 133만 9709명과 비교해 20년 만에 약 4.5배 늘었다. 개관 이후 80년간 박물관을 찾은 사람은 모두 1억 84만 8118명으로 집계됐다.
한국 문화유산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립중앙박물관은 일상적으로 들르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개관 전부터 입장을 위해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이 이어지고, 상설전시와 특별전, 어린이박물관까지 함께 즐기려는 가족·청년 관람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미술 전문 매체 '아트 뉴스페이퍼'가 집계한 2024년 세계 박물관 관람객 조사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수가 루브르박물관, 바티칸박물관, 영국박물관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전국 13개 소속박물관의 2025년 12월 10일 기준 관람객 누계는 1380만 3717명이다. 같은 기간 2025년 프로야구 연간 관중수 약 1231만 2510명을 웃도는 규모로, 박물관이 더 이상 일부 관심층만 찾는 공간이 아니라 국민이 스포츠 경기만큼 자주 찾는 생활 문화 공간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람객 증가는 최근 몇 년간 축적된 전시 기획과 운영 성과 위에서 나왔다. 2019년 335만 4161명이던 국립중앙박물관 연간 관람객 수는 코로나19 시기 일시적으로 줄었다가 2022년 341만 1381명, 2023년 418만 285명으로 회복했고, 2024년에도 378만 8785명을 기록했다.
국중박은 학술연구 성과와 디지털 신기술을 반영한 전시 혁신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상설전시에서는 한 가지 주제를 깊이 있게 보여주는 '사유의 방', '외규장각 의궤실' 등 전시실을 새로 꾸려 전통문화의 의미를 다시 해석했다.
박물관 문화상품 브랜드 '뮷즈'의 성장도 관람객 증가에 힘을 보탰다. '뮷즈'는 2025년 11월 기준 누적 매출 356억 원을 기록해 전년도 연간 매출 약 213억 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국중박은 전국 국립박물관 오프라인 상품관과 온라인숍을 통해 생활 소품, 문구, 패션 아이템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문화상품 인기가 자연스럽게 박물관 방문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600만이라는 기록은 박물관에 보내주신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보여주는 상징적 숫자"라며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박물관은 더 높은 수준의 대국민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한민국 문화의 심장으로서 역할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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