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폐업신고 610건 ‘사상 최대’
협력업체 전문건설업도 마찬가지
유동성 악화에 공사비 등 상승 탓
협력업체 전문건설업도 마찬가지
유동성 악화에 공사비 등 상승 탓
올해 건설 계획부터 시공까지 모두 담당하는 종합건설사 폐업 수가 600건을 넘으며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전문건설사보다 개업과 폐업이 까다롭다는 점을 감안할 때 건설업계가 낭떠러지로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10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종합공사업 수는 610건이다. 한 달에 50건 이상, 하루 1.6건 이상 발생하는 셈이다. 2005년 수치를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자 사상 첫 600건 돌파다.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576건, 다음은 2004년 547건이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때도 464건으로 500건을 넘기지 않았다.
폐업속도는 최근 들어 더욱 빠르게 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종합건설사 폐업 수는 300여건 전후를 기록했는데, 2023년 528건으로 전년(316건) 대비 67.1% 증가했다. 지역도 서울, 경기, 부산, 제주 등 다양하다. 폐업 사유는 대부분 '사업 포기'다.
폐업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현금 유동성 악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도 현금 유동성이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소형 건설사들이 느끼는 자금 압박은 더욱 심할 것"이라며 "사업 추진을 위한 돈을 융통하는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직 올해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루 폐업 건수 1.6건을 단순 계산했을 때 연말까지 30곳이 추가로 문을 닫을 것으로 추정된다.
종합건설사 협력업체인 전문건설업도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올해 12월 10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전문건설업 수는 2675건이다. 3년 전인 2022년 2268건 대비 17.9% 늘었다. 전문건설업도 2023년 이후 그 수가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2023년과 지난해 모두 2700건을 넘겼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허울만 갖춘 종합건설사가 너무 많았다"며 "사실상 '옥석 가리기' 시작으로, 지금은 버티는 것이 중요해진 시기"라고 내다봤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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