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흔들리는 코스닥 등용문… 코넥스 상장기업 절반도 안남았다

서민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18:52

수정 2025.12.11 21:21

코스닥 상장요건 완화가 부진 요인
올 신규 상장 3곳 뿐 역대 '최저'
누적 184곳 상폐 시장 침체 가속화
기관 등 큰손 참여 저조도 한몫
흔들리는 코스닥 등용문… 코넥스 상장기업 절반도 안남았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지만, 코넥스 시장 침체는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상장폐지가 이어지는 상황에 신규 상장이 급감하면서, 출범 초기에 비해 코넥스 상장 기업이 절반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117곳이다. 출범 이후 301개 기업이 상장했지만, 이중 60% 이상인 184개가 상장폐지됐다.

지난 2013년 출범한 코넥스 시장은 초기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출범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 코스피까지 이어지는 '사다리' 역할을 해왔다. 코넥스에서 이탈한 184곳 중 101곳은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하지만 나머지 83곳은 상장 유지 요건 미충족 등으로 상장폐지를 밟았다.

문제는 신규 상장 종목이 급격히 줄면서 이탈 기업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출범 해인 지난 2013년 45개 기업이 상장했고, 2016년에는 50개 기업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2019년부터 신규 상장 기업은 20개 미만 수준에 머무르다 올해 3개로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상장 기업이 줄어들면서 시가총액도 꾸준히 감소했다. 코넥스 시가총액은 2조9000억원대 수준으로, 전년(3조1038억원) 대비 6.6%가량 줄어들었다. 시가총액은 2018년 6조2504억원까지 늘며 사상 처음 6조원대를 돌파했지만, 1년 만인 2019년 5조원대(5조3254억원)로 떨어졌다. 2022년에는 3조9098억원까지 내려앉았고, 올해는 3조원대 수성도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넥스 시장의 부진 요인으로는 코스닥 상장 요건 완화가 꼽힌다. 기술력이나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이 재무요건 없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확대되면서, 코넥스를 거쳐야 하는 유인이 줄어든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 등 '큰손'들의 참여가 미미한 점도 시장 침체를 이끌었다. 코넥스 시장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개인이 거래 비중 95.1%를 차지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4%, 0.5%에 불과했다.

거래대금 자체도 줄어드는 추세다. 출범 해인 지난 2013년 일평균 거래대금은 3억9000만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2021년 74억1000만원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2022년 3분의 1 수준인 22억4000만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19억원4000만원까지 내려앉았다.
올해 12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억원에 불과했고, 지난 10월과 11월에는 10억원을 밑돌기도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넥스 시장이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신규 상장 기업이 줄어들면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코넥스는 대규모 자금 유입이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닥 문턱이 낮아지면서 코넥스와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코넥스가 코스닥과 통합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